美서 애플스토어ㆍ아마존보다 잘 나가는 기업은
애플스토어 아마존닷컴 넷플릭스 H&M…. 이들의 공통점은 지난해 미국 소매기업 중에서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이 '톱 10'에 들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 중 누구도 1위에 오르진 못했다. 1위는 캐주얼 여성의류 업체 아세나 리테일 그룹이 차지했다. 아세나의 작년 매출액은 23억달러로 전년 대비 매출 성장률은 58.9%에 달했다. 2위 아마존의 매출 증가율(46.2%)을 넘어섰고 애플(32.3%) 넷플릭스(29.5%)보다 훨씬 높았다.

허핑턴포스트는 스토어매거진의 조사결과를 인용해 아세나 리테일 그룹의 무기는 "선택과 집중"이었다고 14일 분석했다. 1962년 시작한 이 그룹의 브랜드는 '드레스반''모리스''저스티스' 3개뿐이지만,저마다 확실한 고객층을 갖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드레스반은 35~55세 여성이 주 고객층이다. 특히 '드레스반 우먼'이라는 빅사이즈 의류 브랜드를 별도로 선보여 니치 마켓을 뚫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모리스는 17~34세 여성이 주 소비층이다. 2009년엔 '저스티스' 브랜드를 인수해 7~14세 여아 의류도 선보이기 시작했다. 그해 자체 온라인몰도 구축했다.

타임지는 "백화점에 입점해 모든 제품을 한꺼번에 파는 게 아니라 가두점으로 진출,세분화에 성공했다"며 "백화점 대비 20~50% 저렴하게 가격을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미국 여성복 시장이 3% 성장(NPD그룹 조사)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세나는 50% 이상 성장했다. 현재 이 그룹은 미국과 캐나다 지역에 2477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한편 매출 증가율 37.8%로 3위를 차지한 프레시앤드이지 네이버후드 마켓은 창고형 매장(월마트식)과 편의점의 중간 형태인 슈퍼마켓으로 접근성을 높이고 가격 경쟁력도 확보했다는 평가다. 4년 전 테스코가 캘리포니아에서 첫선을 보인 후 피닉스 라스베이거스 등으로 확장하고 있다. 애플스토어는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성공으로 1평방피트(0.093㎡)당 매출이 4046달러로 베스트바이(880달러)의 4.5배에 이른다. 아마존의 성장에는 최근 인수한 신발전문 유통업체 자포스가 한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허핑턴포스트는 "H&M은 도나텔라 베르사체와 같은 유명 디자이너와 협력해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선보였다"고 성장 비결을 분석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