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경영환경…'트랜스포머 기업'이 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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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I.org 경영노트 - 김종년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
GE·듀폰, 기존사업 잘 나갈때 헬스케어·에너지 등 신사업 추진
필립스, 경쟁력 떨어진 家電 정리…글로벌 조명업체 인수해 재도약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
GE·듀폰, 기존사업 잘 나갈때 헬스케어·에너지 등 신사업 추진
필립스, 경쟁력 떨어진 家電 정리…글로벌 조명업체 인수해 재도약
경영 환경이 급변하면서 '변신'이 기업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고유의 핵심 가치를 유지하면서도 달라진 환경에 맞게 사업구조를 바꾸고,새로운 영역을 발굴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은 최근 선진국 기업을 뛰어넘는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매출총이익률과 영업이익률은 오히려 하락하는 등 미래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 변신의 필요성이 높아진 것이다.
기업의 변신은 외부에서 발생한 충격의 강도와 기업의 내부적 역량에 따라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첫 번째는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는 의미의 '유수불부(流水不腐)'형이다. 강력한 내부 역량을 갖춘 상태에서 외부 충격이 오기 전에 일찌감치 변신한 기업이 이런 유형에 속한다.
상시적인 변신 시스템을 통해 산업의 흐름을 선도하는 제너럴일렉트릭(GE)이 대표적인 사례다. GE는 전자 금융 등 기존 사업이 좋은 실적을 내고 있을 때부터 헬스케어와 에너지 등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기존 사업의 수익성이 영원히 지속될 수 없다고 보고 미리부터 신성장동력을 발굴한 것이다.
300여년의 역사를 가진 듀폰도 유수불부형에 속한다. 듀폰은 '변신의 신'이라고 할 만큼 변신을 거듭했다. 한때 화학부문에 집중했던 듀폰은 농생명공학과 대체에너지산업에 집중 투자해 통합과학기업으로 변신했다.
두 번째는 '명불허전(名不虛傳)'형이다. 내부 역량이 모자라 한때 경쟁에서 뒤처졌으나 사업변신을 통해 재도약에 성공,옛 명성을 되찾은 기업이 이에 해당한다. 필립스는 주력사업이던 생활가전부문의 경쟁력 약화로 한때 위기에 빠졌다. 그러자 경쟁력이 저하된 부문은 과감하게 정리하고 헬스케어 조명 등 새로운 사업부문에서 인수 · 합병(M&A)에 나섰다. 그 결과 필립스는 생활가전 기업에서 헬스케어 조명 특화가전 등 3대 사업이 균형을 이루는 기업으로 변신했다.
세 번째는 '수구초심(首丘初心)'형이다. 급격한 환경 변화 속에 내부 역량마저 쇠퇴하면서 주력 사업을 모두 버리고 새출발을 모색하는 기업이 이런 유형이다. 수구초심형 변신에는 대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수반된다. 이런 기업의 사례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경쟁력을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을 때 미리 변화를 모색하지 않으면 크나큰 대가를 치른다는 점이다.
'화이부동(和而不同)'형 변신도 있다. 환경 변화에 둔감해 쇠퇴를 겪었지만,우수한 내부역량을 바탕으로 '같은 듯 다른 기업'으로 변모하는 사례다. 일본의 히타치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 실적이 급격히 악화하자 환경 에너지 등을 새로운 사업 부문으로 정하고 도시개발 전력 등 인프라사업을 중심으로 신흥시장 공략을 강화했다. 그 결과 지난해 2389억엔의 순이익을 올려 20년 만에 최대 실적을 냈다.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 경험 때문인지 한국 기업은 변신이라고 하면 기존 사업 부문을 정리하는 좁은 의미로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신사업에 대한 투자가 없는 변신은 진정한 변신이라고 할 수 없다. 또한 변신의 수단으로 M&A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변신 시스템을 기업 경영에 내재화해야 한다. 변신 과정에서 경험하는 실패 또한 성공적인 변신을 위한 자산이 될 수 있다.
김종년 <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jongnyun.kim@samsung.com >
기업의 변신은 외부에서 발생한 충격의 강도와 기업의 내부적 역량에 따라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첫 번째는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는 의미의 '유수불부(流水不腐)'형이다. 강력한 내부 역량을 갖춘 상태에서 외부 충격이 오기 전에 일찌감치 변신한 기업이 이런 유형에 속한다.
상시적인 변신 시스템을 통해 산업의 흐름을 선도하는 제너럴일렉트릭(GE)이 대표적인 사례다. GE는 전자 금융 등 기존 사업이 좋은 실적을 내고 있을 때부터 헬스케어와 에너지 등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기존 사업의 수익성이 영원히 지속될 수 없다고 보고 미리부터 신성장동력을 발굴한 것이다.
300여년의 역사를 가진 듀폰도 유수불부형에 속한다. 듀폰은 '변신의 신'이라고 할 만큼 변신을 거듭했다. 한때 화학부문에 집중했던 듀폰은 농생명공학과 대체에너지산업에 집중 투자해 통합과학기업으로 변신했다.
두 번째는 '명불허전(名不虛傳)'형이다. 내부 역량이 모자라 한때 경쟁에서 뒤처졌으나 사업변신을 통해 재도약에 성공,옛 명성을 되찾은 기업이 이에 해당한다. 필립스는 주력사업이던 생활가전부문의 경쟁력 약화로 한때 위기에 빠졌다. 그러자 경쟁력이 저하된 부문은 과감하게 정리하고 헬스케어 조명 등 새로운 사업부문에서 인수 · 합병(M&A)에 나섰다. 그 결과 필립스는 생활가전 기업에서 헬스케어 조명 특화가전 등 3대 사업이 균형을 이루는 기업으로 변신했다.
세 번째는 '수구초심(首丘初心)'형이다. 급격한 환경 변화 속에 내부 역량마저 쇠퇴하면서 주력 사업을 모두 버리고 새출발을 모색하는 기업이 이런 유형이다. 수구초심형 변신에는 대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수반된다. 이런 기업의 사례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경쟁력을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을 때 미리 변화를 모색하지 않으면 크나큰 대가를 치른다는 점이다.
'화이부동(和而不同)'형 변신도 있다. 환경 변화에 둔감해 쇠퇴를 겪었지만,우수한 내부역량을 바탕으로 '같은 듯 다른 기업'으로 변모하는 사례다. 일본의 히타치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 실적이 급격히 악화하자 환경 에너지 등을 새로운 사업 부문으로 정하고 도시개발 전력 등 인프라사업을 중심으로 신흥시장 공략을 강화했다. 그 결과 지난해 2389억엔의 순이익을 올려 20년 만에 최대 실적을 냈다.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 경험 때문인지 한국 기업은 변신이라고 하면 기존 사업 부문을 정리하는 좁은 의미로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신사업에 대한 투자가 없는 변신은 진정한 변신이라고 할 수 없다. 또한 변신의 수단으로 M&A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변신 시스템을 기업 경영에 내재화해야 한다. 변신 과정에서 경험하는 실패 또한 성공적인 변신을 위한 자산이 될 수 있다.
김종년 <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jongnyun.kim@sams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