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황레이더] 대내외 변수 '산적'…변동성 장세 지속
11일 국내증시는 대외변수가 불안한 상황에서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과 옵션만기일 등 이벤트를 맞아 변동성 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전날 국내증시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준비제도(Fed)가 2013년까지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한다고 밝히자 7거래일만에 반등했다.

다만 코스피지수는 0.27% 소폭 상승에 만족해야 했다. 역대 최대 규모의 프로그램 매물(2조1358억원)이 쏟아진데다 외국인과 기관도 매도 우위를 나타내 지수 반등폭이 제한됐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또 다시 4% 이상씩 폭락했다. 프랑스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유럽재정 위기에 대한 우려가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전날 미 연준이 내놓은 초저금리 약속도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회의론이 나오기 시작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 이벤트보다 불안한 대외변수에 더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날 외국인이 지난해 11월 이후 최대 규모의 매도공세를 펼친 것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 결과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심리변화가 크지 않다는 방증"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9일(현지시간) 미국과 유럽 증시가 급반등한데 대한 아시아 증시의 반응도 그리 적극적이지 않았다"며 "최근 꼬여있는 실타래를 풀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김성봉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현재 불거지고 있는 유럽 재정위기나 중국과 미국의 경기 우려, 신용등급 하향 조정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 등이 적절한 해소 과정을 거치지 못하면 주식시장은 추가적인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기준금리는 동결에 무게가 실리고 있어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날 역대 최대 규모의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지면서 옵션만기 변수 또한 중립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송창성 한양증권 연구원은 "금융당국이 금융시장 안정화 대책을 내놓은 상황에서 금리인상이 결정되기는 힘들 것"이라며 "그간 매수차익잔고 증가가 잠재적 부담이었지만 전날 프로그램 매도로 향후 코스피 부담요소도 줄여주었다"고 설명했다.

최동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틀간의 기록적인 외국인 매수잔고 청산으로 외국인의 실질 매수잔고는 0으로 판단된다"며 "베이시스(현·선물간 가격차)가 추가적으로 악화되더라도 공매도 금지로 인해 신규 매도잔고 설정이 불가능해 외국인의 차익거래 매도는 제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만기변수는 컨버전(선물 매수+합성선물 매도)과 리버설(합성선물 매수+선물매도) 수익이 모두 0 수준으로 수렴하며 중립적인 영향력이 기대된다"며 "따라서 만기 변수보다는 해외 변수와 연계된 방향성에 초점을 맞춘 전략이 보다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김 팀장도 "주가 급락에 따른 손절매성 투매가 이틀에 걸쳐 대규모로 쏟아졌고 프로그램 매물 역시 옵션 만기를 앞두고 대규모로 정리됐다"며 "지나친 비관에 투매에 동참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수급 측면에서는 잠시 숨 돌릴 여유를 찾을 수 있는 상황이 됐기 때문에 각국 정부의 위기 대응책을 보는 시간적 여유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