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7거래일 만에 반등에 나섰지만 장 초반보다 상승 강도가 약화된 모습이다.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고, 옵션만기일을 앞두고 장 초반부터 프로그램 매물이 대거 출회되면서 코스피지수 발목을 잡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전날 코스피지수가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대한 기대 등을 선반영해 오후 들어 낙폭을 줄였다는 점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0일 오전 10시15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2.37포인트(2.36%) 뛴 1843.72를 기록 중이다.

9일(현지시간) 미 FOMC의 기준금리 유지 결정이 투자심리를 개선, 뉴욕증시 주요지수가 3∼5%대 급등해 장을 마친 가운데 코스피지수도 4% 넘게 뛰어 장을 출발했다. 그러나 이후 지수는 외국인과 프로그램 매물 부담에 상승폭을 줄여 한때 1820선으로 물러나기도 했다.

전날 뉴욕 증시는 연방준비제도(Fed)의 성명 발표 내용에 경비 부양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가 없어 발표 직후 하락했으나 이후 2년간의 저금리 기조 확약과 지난 2주간의 폭락에 초점을 맞추며 급반등했다.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전날 코스피지수가 미국 FOMC발(發) '선물'에 대한 기대를 선반영하며 장중 저점(1684.68) 대비 120포인트 가까이 반등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배성영 현대증권 수석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이날 반등해 지난 8일 종가(1869.45) 수준인 1870선에서 장을 출발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크게 약한 모습은 아니다"며 "외국인 매물과 옵션만기일 부담으로 인해 밀리고 있지만 미국 증시 상승이 연장된다면 국내 증시도 매물 소화 과정을 거친 후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인이 7거래일째 '팔자'에 나서 6741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하고 있다. 지난 6거래일간 3조2517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한 데 이어 연일 매물을 쏟아내고 있는 모습이다.

선·현물 가격차인 베이시스가 악화되면서 차익거래를 중심으로 프로그램 매물이 지수를 압박하고 있다. 장 시작 후 40분도 채 되지 않아 1조원 넘게 프로그램 매물이 출회돼 코스피지수 덜미를 붙잡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차익거래는 9278억원, 비차익거래의 경우 3209억원 순매도를 나타내 전체 프로그램은 1조2487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 중이다.

임수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개인들이 선물을 순매도하면서 베이시스가 악화, 외국인과 국가지자체를 중심으로 프로그램 매물이 장 초반부터 대거 출회되고 있다"며 "선물시장보다 현물시장의 반등폭이 가팔라 외국인과 단기세력 모두 청산 욕구를 자극받고 있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단기적으로 가격 메리트가 커진 만큼 매수전략을 고려할 만 하지만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임 애널리스트는 "해외 이슈에 따라 변동성이 클 전망이지만 1차적으론 코스피지수 2000선까지 단기 반등이 기대된다"며 "코스피지수 2000선에서는 강한 저항이 형성될 전망으로, 분할매수는 가능한 시점이지만 신중한 투자가 요구된다"고 당부했다.

김 팀장은 "가격 조정은 일단락된 것으로 보이나 당장 매수에 들어가기 보다는 좀 더 관망세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박스권에서 출렁이는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윤지호 한화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옵션만기일을 앞둔 프로그램 매물 부담과 반등 초기에 남아있는 불안심리로 코스피지수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반등은 이미 시작됐다"며 "최근 급락으로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이 매력적인 구간으로 들어섰다는 점에 비춰 화학 조선 건설 정보기술(IT) 하드웨어를 중심으로 매수에 들어갈 만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단기적으로 1920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한경닷컴 오정민·김효진 기자 bloom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