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에 따르면 위안화는 이미 달러 유로화에 이어 제3의 국제 결제 통화로 부상했다. 올해 1~4월 국제 무역 거래에서 위안화 결제 금액은 5382억2800만위안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6.8배나 증가했다. 중국은 2009년 7월부터 수출이나 수입을 할 때 위안화 결제를 적극 추진해왔다. 달러에만 의존할 경우 환리스크가 크다는 게 명분이었지만 속내는 위안화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기 위한 것이었다. 최초 1년간은 상하이 광저우 선전 주하이 둥관 등 연안지역의 금융산업단지로 위안화 결제 지역이 제한됐지만 지난해 6월부터 대상 지역이 20개 성 · 시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말 현재 국제 무역에서 위안화 결제 누적 금액은 1조481억위안(178조원)에 달했다.
인민은행의 통화스와프도 위안화 국제 결제를 촉진시켰다. 중국 인민은행은 2008년 말 한국은행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것을 비롯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홍콩 싱가포르 등 10개국 중앙은행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했다. 위안화 보유자를 대상으로 한 투자상품도 확대되고 있다. 딤섬본드(홍콩에서 발행되는 위안화 채권)시장 활성화와 위안화 금리파생상품 허용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중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위안화로 해외에 직접투자하는 것도 허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위안화 투자상품이 단조로운 데다 금융시장에서 위안화 환율 변동이 제한적인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도 급격한 변화를 피하기 위해 위안화의 국제화 속도를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번 신용등급 강등을 계기로 위안화 국제화는 더 속도를 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펑싱팅(彭興庭) 경제 시사평론가는 "위안화 국제화가 이뤄지면 환율 변동으로 인한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고 외환보유액의 투자 대상을 찾느라 고민할 필요도 없다"며 "미국의 달러 위기는 위안화 국제화에 중요한 기회"라고 말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