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째 조정장세가 이어지면서 시장의 관심이 주요 선진국 정부의 '입'으로 쏠리고 있다.

미국 더블딥(이중침체) 우려와 미 신용등급 강등 등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이를 완충해줄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8일 오전 10시58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6.49포인트(1.36%) 떨어진 1917.26을 기록 중이다.

장 초반 주요 7개국(G7) 공조 소식덕에 낙폭을 축소하는 듯 했으나 남아있는 미 신용등급 강등 여파와 닷새째 이어지고 있는 외국인 매도세가 강화되면서 코스피지수는 한때 1910선을 하회하기도 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5일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한 단계 강등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전망인 가운데 정부의 정책 방향 확인이 증시 화두가 될 것"이라며 "9일(현지시간) 열리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을 통한 경기부양책 언급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임수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와 같이 놀란 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해선 각국 정부들의 신속한 정책적 공조가 가장 중요하다"며 "지난주까지는 민간 경기의 회복 여부가 시장의 관심사였지만 이제 공은 다시 정부로 넘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 재정위기 문제가 증시 발목을 잡은 만큼, 이와 관련된 각국 정부의 대응이 증시 공포를 가라앉히는 처방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이번주 미 FOMC를 통한 미 정부의 반응에 시장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의 신뢰가 문제지만 현 시점에서 정책적 대응 시나리오는 다양하다"며 "예상 시나리오는 미국의 3차 양적완화(QE3) 정책, 은행 초과지불준비금에 대한 금리 인하 등을 비롯해 새로운 경제 각료 구성과 초당적 재정지출 감축 및 경기부양 정책 등"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근본적으로 경기를 개선시키는 투자 관련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정책은 기업의 투자를 유도하는 안"이라며 "올해 매크로(거시경제) 상황이 부진하다는 점에서 통화정책보다는 투자를 유발해 성장성을 확충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외국인 매도세의 주세력이 유럽계 자금으로 추정되는 만큼 유럽연합(EU) 동향에도 귀추를 주목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유럽계 외국인의 매도 기조가 멈춰질 수 있을지가 관건인 만큼 유럽 재정위기 관련 정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유럽중앙은행(ECB)의 국채 매입 등 임시방편보다 더욱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외국인은 닷새째 '팔자'에 나서 1726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 지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외국인 매도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