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출신의 조제 그라지아노 다 실바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사무총장 당선자가 소말리아에 대한 식량 지원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4일 브라질 일간지 폴랴 데 상파울루에 따르면 내년 1월 1일 사무총장 취임을 앞둔 그라지아노는 전날 브라질리아에서 한 기자회견을 통해 FAO가 소말리아 내 기근 피해지역을 5곳으로 확대했으나 "식량 지원은 답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FAO는 소말리아 인구 약 750만명 가운데 320만명이 긴급 식량원조를 받아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고 밝혔다.

그라지아노는 이어 FAO가 소말리아에 대한 식량 지원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소말리아와 같은 내전 국가의 기아 문제를 다룰 효율적인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소말리아에 식량을 지원하려 해도 기근 피해지역의 상당 부분을 장악한 이슬람 반군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사실을 지적한 것이다.

한편, 이 신문은 유엔 자료를 인용해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케냐, 지부티 등 '아프리카의 뿔'로 불리는 아프리카 북동부 지역에서 1천만명이 아사 위기에 처해 있고, 이 지역 어린이의 30%가 극도의 영양실조 상태에 빠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의 구호단체 '머시 코어'는 전날 소말리아에서 최근 석달 동안 5세 이하 어린이 2만9천명 이상이 가뭄과 굶주림 때문에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또 유엔은 64만명의 소말리아 어린이가 극도의 영양실조 상태에 있다고 지적해 어린이 사망자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