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인분을 먹여 개를 기르는 남성이 방송을 통해 소개되면서 동물보호단체와 일부 누리꾼들이 `동물학대'라며 반발하고 있다.

4일 동물사랑실천협회 등에 따르면 최근 한 방송사 프로그램에서 강원도 산간 지역에 거주하는 남성 A씨의 생활을 다루면서 개가 인분을 먹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화장실을 소개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A씨가 제작진에게 화장실 안에 있는 어미개와 강아지들을 보여주며 "강아지가 배설물을 먹는다.

버릴 게 없는 `순환'이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방영됐다.

해당 방송과 언론 보도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접한 일부 누리꾼과 동물보호단체 회원들은 `상식 밖의 일'이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동물사랑실천협회가 포털 사이트인 다음 `아고라'에 지난 3일 올린 `강아지에게 인분 먹이는 40대 남자'라는 제목의 청원글에는 목표 인원 1만명 중 2천200여명이 이틀만에 서명했다.

이들은 아고라와 단체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어떻게 현대 사회에서 반려동물인 개에게 사람의 배설물을 먹일 수 있느냐"며 "`동물에게 고통을 주는 모든 행위'를 동물 학대의 범주에 넣어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이디 `green****'의 누리꾼은 댓글로 "개들이 병들어가는 것은 안중에 없고 그저 깨끗한 환경을 위해 키우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그러나 일부 누리꾼은 "억지로 먹인 것이 아닌데 인분을 먹였다고 동물 학대라고 할 수 있나"라며 반박하기도 했다.

이성례 동물사랑실천협회 사무국장은 "동물보호법에 명시된 동물 학대 범위를 더 포괄적으로 개정해야 한다"며 "방송에 나온 개들의 권리 보호를 위한 행동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kimhyo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