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의 더블딥(일시 회복후 재차 침체) 우려가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지만 경기회복 둔화는 이미 인지하고 있는 문제입니다. 주식시장이 패닉(공황상태)에 빠질 가능성은 낮기 때문에 하방 경직성은 확보됐다고 생각합니다."

코스피지수가 장중 2100선을 내준 3일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이미 알려진 미국과 유럽의 문제은 어떤 형태로든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수가 더 하락한다면 2050선 수준에서 연기금 쪽이 지지해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미국과 유럽 등 화폐 발권력을 가진 국가가 더블딥이나 디폴트(채무 불이행) 사태를 방치할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다. 문제의 해결을 고려하면 지수 하락시, 그간의 급등으로 싸게 주식을 편입하지 못한 연기금이 들어올 수 있다는 판단이다.

양 센터장은 "자금 집행여력을 갖춘 연기금은 지난 6월 중순 지수가 2000~2050선에 머물 때 주식을 적극적으로 편입하지 못했다"며 "2050선 수준은 충분히 매력적인 가격대"라고 전했다.

다음달까지 주식시장의 상황은 녹록치 않을 것으로 봤다. 오는 9월까지 유로존 국가들의 부채 중 58% 정도의 만기가 집중돼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그는 "미국 이후에도 유럽 문제가 남아 있어 달러약세 흐름이 지속되고, 국제 원자재 가격이 빠지지 않을 것"이라며 "이에 따라 신흥국들도 인플레이션 문제의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유럽 중국 등 글로벌 증시의 3대 축의 경기상황을 봤을 때, 9월까지 시장을 낙관하기는 힘들다는 진단이다.

양 센터장은 "현재는 그간의 유동성 랠리와 느린 실물경기 회복의 격차가 해소되는 과정"이라며 "9월부터 경기지표들의 반등으로 시장은 안정을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 ISM제조업지수가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재고수준이 낮고, 주택지표도 바닥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는 것이다. 또 9월께에는 미국에서 경기부양을 위한 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봤다.

그는 "대외 불확실성이 가장 큰 부담요인이라 현재 매매할 수 있는 것은 유통과 음식료 등 내수주"라며 "주식시장이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이는 내달에는 기존 주도주인 차·화·정이 복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