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과 STX그룹의 양자 대결로 압축된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전에 하이닉스 노동조합 '변수'가 생겼다.

하이닉스 노조는 2일 출자전환주식 공동관리협의회(이하 채권단)와 M&A(인수 · 합병) 추진단에 공문을 보내 불분명한 외국자금 유입으로 국부유출과 기술유출에 대한 우려가 생겨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시장에선 하이닉스 노조가 STX가 인수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노조는 공문을 통해 지분매각 원칙으로 △정치적 요인 개입 배제 △인수 회사의 충분한 재무 여력 담보 △불분명한 외국자금 유입 배제 △고용안정 △회사 정신과 가치를 왜곡하는 사적요인 개입 배제 △매각 이익을 전 사원에 적정 배분 등 6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노조 측은 "시장 논리에 의해 능력 있고 튼튼한 기업이 하이닉스를 인수해야 한다는 게 노조의 원칙"이라며 "이 원칙이 정치적 이유 등으로 훼손될 경우,노조는 매각 결과를 인정하지 않을 것"라고 주장했다. 또 "차입에 의한 외형 불리기나 불분명한 외국 자금 유입으로 국부유출과 기술유출에 대한 우려가 생겨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하이닉스 노조 관계자는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기업 가운데 특정 회사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장에선 노조가 제시한 6가지 전제조건 가운데 '인수 회사가 충분한 재무여력이 있어야 한다'와 '불분명한 외국자금 유입을 배제해야 한다'는 조항은 사실상 STX 인수에 부정적인 의사표시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