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지역에 기록적인 호우로 곳곳에서 많은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산간계곡이 많아 5년전 큰 수해를 입었던 강원도 인제지역이 수해복구의 성공사례로 눈길을 모으고 있다.

2일 인제군에 따르면 지난달 26~28일 집중호우 당시 일부지역에 300㎜ 이상의 국지성 호우가 내렸지만 도로와 교량(42억원)에 일부 유실.침수 등의 피해가 발생했을 뿐 산사태와 주택피해 등 인명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산림이 차지하는 면적이 87%를 차지하는 인제지역은 산간계곡이 많아 산사태 발생 우려가 많은 곳이지만 2006년 수해 이후 좁은 하천폭을 넓히고 위험지 주민들은 토지를 매입해 이주시키는 등 항구적 복구로 피해를 대폭 줄일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인제군은 백두대간을 끼고 영동과 영서의 경계지역에 위치해 내륙풍과 해양풍의 영향으로 기상이변이 많아 자연재난에 노출된 곳이다.

이때문에 지난 2006년 7월14일부터 14일간 평균 579mm의 강우량으로 엄청난 자연재해가 발생, 29명의 인명피해를 비롯해 이재민 564가구 1천444명 등 모두 4천600여억원의 엄청난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인제군은 수해피해를 `시련과 아픔을 도약의 기회'로 삼아 적극적인 복구작업에 나섰다.

먼저 수해복구사업추진단 7개팀 74명과 총괄운영 3개팀을 구성하고 항구적인 복구사업에 나서 2년간 주택복구 262채, 농경지 2천45ha 등 사유시설과 도로, 교량 등 공공시설 1천255건 등에 대해 복구공사를 진행했다.

특히 인제군은 산간계곡이 많은 지역특성상 산사태 예방을 위해 사방공사를 집중적으로 추진, 수해 발생 전 22곳에 불과했던 사방댐을 현재 145곳으로 늘려 책임담당 공무원을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당시 산사태로 많은 피해가 발생했던 것과 달리, 인근 남면 수산리 산간계곡 등 사방댐 설치지역은 대형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자 인제군은 산림청 산림환경연구원과 연계해 집중적으로 건설했던 것이다.

또 하천폭이 좁아 집중적인 피해를 입은 인제읍 덕산리 가리산리와 북면 한계2,3리 마을 일대 607㎢(188억1천300만원)에 달하는 토지 등을 매입해 이곳에 살고 있던 주민(100여가구)을 인근에 집단이주단지 4곳을 조성해 옮겼다.

이밖에 기존 40-50m에 불과한 하천폭을 대부분 70m 이상으로 넓혔으며 예방교육을 위해 7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던 인제읍 가리산리 마을을 방재체험공원으로 조성해 재난방재에 온 힘을 기울였다.

이에 따라 인제군은 `제2회 전국 방재 우수사례경진대회'에서 전국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된 후 전국 재난예방 교육장과 강원도 농산촌 수해복구 모범사례로 꼽혀 매년 수백명이 현장 견학을 위해 찾고 있다.

인제군 관계자는 "피해 발생시 응급복구를 위해 지역 3개 건설협회가 참여해 호우 예.경보 상황을 문자메시지로 전송하면 현장에 즉시 투입하는 등 5년전 수해를 시련과 아픔을 도약의 기회로 삼고 당시의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인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ha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