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점에서 세분화된 시장인 떡볶이. 간판도 분식점이 아니라 당당히 떡볶이 이름을 내건다. 사실 일각에선 반짝 인기 아이템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었지만 2~3년간 꾸준히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물론 쌀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 지원도 크게 한몫했다.

떡볶이 산업 대책 추진 후에 떡 사용량이 무려 8000톤 이상 증가했고 육성 대책에는 연구·개발뿐만 아니라 시설 지원과 수출 산업, 창업 컨설팅 분야까지 140억 원의 예산 투입이 포함돼 있어 관련 업계와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떡볶이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다.

실제로 프랜차이즈 본사들도 아이템의 성장성을 보고 시장에 앞 다퉈 진입, 대형 치킨점 브랜드까지 떡볶이 시장에 발을 들여놓고 있다. 지방에서 세력을 넓힌 전통적인 떡볶이 브랜드와 수도권을 중심으로 세력이 확장된 브랜드 등 선두 브랜드 단일 가맹점은 800개가 넘고 전국적으로 관련 프랜차이즈 점포만도 곧 3000개 고지가 눈앞이다.

한 해 1조 원의 시장이 형성됐으니 떡볶이 전문점은 이전의 불닭이나 요구르트 아이스크림 같은 반짝 아이템이 아니라는 것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메뉴는 타이틀인 떡볶이와 순대·튀김·어묵이 전부다. 매운 입 안의 갈증을 씻어줄 음료가 사이드 메뉴로 붙어 있고 주문하기 편하게 떡볶이와 튀김을 묶은 세트 메뉴 ‘범벅’이 점포 메뉴의 전부다.

깔끔한 인테리어에 통일된 유니폼을 입은 종업원이 시원시원하게 주문을 외친다. 이렇게 떡볶이가 노점에서 점포로 진입한 데에는 정부의 노점 단속 강화도 한몫했다. 그 덕분에 소비자는 전통적인 맛에 위생까지 얻게 됐다.

새빨간 빛깔과 ‘맛있게 매운 떡볶이’로 젊은 소비자들에게 소문이 자자한데, 어느 고추장 광고 문구 같은 평가와 달리 고추장은 1숟가락도 들어가지 않았다. 고운 고춧가루만 100% 사용해 떡볶이 소스를 만들어 맵지만 뒤끝이 깔끔한 맛을 낸 것이 타 브랜드들과 차별화 포인트라는 것이 본사의 말이다.

튀김 역시 트랜스 지방 논란에서 자유로운 현미 전용유를 CJ에서, 파우더는 본사가 개발한 배합 믹스로 오뚜기에서 각각 주문 생산하고 있다. 불황 속 복고가 유행이라지만 재료와 기법까지 과거형이라면 현대의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 수는 없다.

◆하루 매출 300만 원대로 ‘승승장구’

분식점서 업종 전환…인건비 '뚝'
죠스떡볶이 명동점은 타 점포들이 33㎡(10여 평)인데 비하면 조금 큰 편이다. 하루 매출이 300만 원 정도로 매출도 상위인 성공 점포다. 젊은이의 거리 명동에서 운영하는 점주는 다름 아닌 50대 중장년층 남성이다.
물론 열정은 젊은이 못지않다는 점주는 실상 같은 자리에서 분식점을 경영했던 이력이 있는 베테랑이다. 분식 메뉴는 전통적인 스테디셀러지만 메뉴가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물류와 주방 인력 관리가 쉽지 않기로 소문난 업종이다.

최근 몇 년간은 야채 값이나 기타 원자재 가격까지 흔들흔들 요동치니 운영에 더욱 힘이 부쳤다고. 떡볶이 전문점으로 전환한 후에는 메뉴와 인건비가 가벼워져 수익이 60% 선으로 맞춰졌다고 한다.
주 사용 재료인 떡과 어묵, 파우더와 기름 등은 상대적으로 가격 변동 폭이 작고 앞으로도 크게 수익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 예비 창업자들에게 매력 요인일 듯하다. 전문가들은 2013년까지 장기적인 정부 지원이 계획돼 있고 프랜차이즈 가맹점들도 순항하고 있다며 떡볶이 시장이 내년에도 1조60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낙관, 시장성은 아직도 밝아 보인다.

이재영 김앤리컨설팅 소장 jy.lee200@gmail.com│사진 김기남 기자 knk@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국경제매거진 한경BUSINESS 817호 제공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