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주 강세장이 펼쳐지면서 '작지만 알찬' 종목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중소형주가 주도하는 장세가 계속 이어질지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하루에도 몇 개씩 보고서가 쏟아지는 대형주에 비해 중소형주에 대한 정보는 부족한 게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중소형주가 대형주보다 실적 대비 저평가 종목들이 많아 투자 매력이 높지만 꼼꼼히 따져 옥석을 잘 가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소형주 강세 지속될까

시장의 관심은 중소형주 강세가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에 쏠려 있다. 신기영 한국경제TV 와우넷 전문가는 "외국인이 중형주 매수에 가담한다면 연말까지 상승 추세를 유지하겠지만,그렇지 못하다면 기관이 단기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주가가 주저앉을 수 있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석진욱 전문가는 "일시적인 반등 추세로 판단한다"며 "6월 저점까지 1년간 대형주가 13%의 상승을 보이는 동안 소형주는 2% 상승했고,코스닥은 3% 하락해 변동장세에 순환매 양상으로 수익률 키 맞추기가 진행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과도한 상승을 보였던 차(자동차) · 화(화학) · 정(정유) 종목군이 가격 조정을 받는 동안 상대적으로 주가가 오르지 못했던 낙폭 과대 종목과 내수주가 반등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중소형주의 본격적인 부활이 시작됐다며 하반기 내내 중소형주 강세장이 펼쳐질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이헌상 전문가는 "상반기 실적 부진이 선반영되고 하반기 턴어라운드 기대감이 부각되는 코스닥 종목들로 기관의 매수가 이어지고 있는 점이 중소형주 랠리의 상승 배경"이라며 "하반기에도 중소형주들의 상승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석우 전문가는 "대형주의 실적에 가려져 기업 가치와 실적 대비 저평가돼 있던 중소형주가 본연의 가치를 찾아가는 자연스런 흐름"이라며 "실제로 증권사별로 스몰캡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기업탐방 실사 횟수가 늘고 있어 저평가 중소형주 찾기는 앞으로 더욱 고조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형주의 실적 개선은 대형주에 후행해서 나타나기 때문에 본격적인 중소형주 상승장은 오히려 하반기로 갈수록 강해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플랜트 기자재,정밀기계 및 자동차 부품,신성장 IT 관련 기업들은 중공업 · 자동차 등 대기업 실적과 맞물려 실적 개선이 같이 이뤄질 수 있지만,시장이 관심에서 소외돼 그동안 대형주만큼 오르지 못했다는 것이다.

◆기계 · 금속 · 화학 종목에 주목

중소형주 장세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지만 실적 대비 저평가 종목으로 옥석을 가려 투자해야 한다는 것에는 전문가들이 모두 입을 모아 강조했다. 이헌상 전문가는 "낙폭이 컸던 종목 중에서 하반기 실적 턴어라운드가 기대되는 중소형주들에 대한 중기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며 동부하이텍인터플렉스를 추천했다. 동부하이텍은 고부가가치 제품인 아날로그반도체의 주문 증가로 2분기 이후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고,자산 매각을 통한 차임금 축소로 재무구조도 좋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IT부품 업체인 인터플렉스는 3분기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데 올 들어 55% 하락해 낙폭이 과도하다는 평가다.

이강해 전문가는 "IT부품,교육,복지,의료,과학벨트,태양전지와 관련된 종목의 실적 개선이 하반기로 가면서 뚜렷해질 것"이라며 "특히 비츠로셀케이아이엔엑스는 저평가로 가격 매력이 돋보인다"고 말했다. 비츠로셀은 알카라인 전지에 비해 사용 기간이 3배 이상인 리튬 1차전지를 생산하는 국내 유일 업체다. 그는 "리튬 1차전지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세계 시장 점유율이 꾸준하게 상승하면서 양호한 실적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아이엔엑스는 클라우드 컴퓨팅이 본격화하면서 수혜가 예상된다는 평가를 받았다.

석진욱 전문가는 반도체 장비업체인 유진테크를 꼽았다. 3분기 가동 예정인 삼성전자의 16라인 증설 등 반도체 제조기업들의 투자 활성화로 지속적인 매출 및 이익 증가가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특히 대만과 미국 등 해외 수주 비중이 2012년 15%까지 늘어날 전망이어서 글로벌 장비업체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석우 전문가가 추천한 종목은 티씨케이이연제약이다. 티씨케이는 태양전지 시장 확대로 장비 판매가 큰 폭 늘 것으로 내다봤으며,이연제약은 고부가가치 원료의약품을 생산해 안정적인 실적 증가가 예상된다고 판단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기계 · 금속 · 화학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 회복에 따라 설비 가동률이 높아지면서 직접적인 수혜를 받는 업종이란 것이다. 기계는 화천기공 계양전기 성진지오텍 삼익THK 등이,화학업종에서는 테크노세미켐 국도화학 바이오랜드 나노신소재 삼영화학 등이 추천을 받았다. 김항기 동부증권 스몰캡팀장은 계양전기에 대해 "하반기 하이브리드 자동차용 모터에서 100억원가량의 신규 매출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금속업종에서는 동일금속 후성 태웅 현진소재 와이지-원 등이 유망주로 꼽혔다. 정근해 우리투자증권 스몰캡팀장은 굴착기 · 크레인용 부품업체인 동일금속에 대해 "굴착기용 부품을 국내 3개사,일본 2개사에 공급하고 있으며 크레인용 부품은 미국 일본으로 전량 수출할 정도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