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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情·恨 하나로 어우러진 神明이 한민족 철학의 근본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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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학자 34명이 집필한 '한국철학사전' 출간
    "신명(神明)은 어떤 계기를 통해 내 몸 안에 신기(神氣)가 들어와 사람 안의 기운과 합쳐져서 고도로 흥분되는 상태다. 이것이 흥으로 표출되면서 정과 한(恨)이 하나로 어우러지면 모든 대립과 갈등이 해소되고 마음이 맑아지며 미적으로도 지극히 아름답고 멋지게 되는데 바로 그런 기운을 말한다. "

    사상사를 전공한 철학자 34명이 집필한 《한국철학사전》(동방의빛 펴냄)에서 이도흠 한양대 교수는 한국인 특유의 신명을 이렇게 설명한다. 그는 정-한-아우름은 한민족의 철학과 예술을 구성하는 근본원리이자 한국인의 사유와 실천을 규정하는 심층구조라고 분석한다.

    한국문화는 한의 문화가 아니라 이를 승화하고 조화시켜 아우름(화쟁)을 이루는 문화라는 것이다. 뜨거운 국을 먹으면서 시원하다고 하고 환희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죽여준다'고 하는 것은 이런 까닭이다.

    《한국철학사전》은 이처럼 중국 일본 서양 등 다른 나라의 철학과 분명히 구분되는 한국만의 철학사상을 고대부터 현대까지 용어,인물,저술편으로 나눠 설명하고 있다. 편찬 및 집필에는 이정배 감리교신학대 교수,이기동 성균관대 교수,이도흠 한양대 교수,조은수 서울대 교수(철학사상연구소장),최연식 목포대 교수 등 다양한 분야의 학자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고대 한국사상부터 불교철학,유교와 실학철학,민족종교와 도교철학,그리스도교철학,근대 수용기 및 현대 한국철학에 이르기까지 216개 표제어를 선정해 설명했다.

    이들은 머리글에서 "세계를 향한 보편성의 지평에 서서 한국 철학의 고유한 자질을 드러내는 것이야말로 지금 우리가 할 일"이라고 밝혔다. 표제어도 이런 기준으로 선정했다.

    가령 '고대 한국사상' 중 저술편에는 계원필경 · 삼국유사 · 화랑세기가 표제어로 담겼고 '불교철학' 용어편에는 고려불교 · 고려불화 · 구래성불(舊來成佛) · 돈오점수(頓悟漸修) · 민중불교,'민족종교와 도교철학'에서는 '아리랑'이 표제어로 실렸다. 씨알예수,없이 계시는 하느님,한의 신학 등 한국적 기독교 용어와 강원룡 길선주 김대건 김수환 유영모 안병무 함석헌 등 한국 기독교 역사에 길이 남을 인물들도 표제어로 선정됐다.

    한국철학사편찬위원회는 "이 책은 곧 일본에서 출간돼 일본인들이 한국철학을 이해하는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며 "앞으로 영문판도 펴내 세계에 우리 철학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725쪽,8만원.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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