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며 치열하게 경쟁하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주식시장 영향력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와 미국의 나스닥시장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비중이 11년 전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지만, 애플은 무려 39배나 늘었다.

기업의 시장 지배력은 실적을 통해 드러나고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된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성적표는 상대적으로 저조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11년 전인 2000년 7월20일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비중은 20.5%에 달했다.

이후 13%대로 떨어지기도 했으나 2003년에는 23%까지 치솟았다.

2005∼2006년에는 15∼16%대를 유지했다.

2007년 11월 7.9%대까지 하락하며 영향력이 크게 약해졌지만, 곧바로 12%대로 올라서 작년 말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올해 들어 다시 떨어지고 있다.

1월까지만 해도 11%대를 유지했던 시가총액 비중이 지난 18일 9.9%로 10% 밑으로 내려앉았다.

19일 주가가 다시 올라 10%대를 간신히 회복했다.

이에 반해 나스닥시장에 상장된 애플의 시가총액 비중은 11년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11년 전 0.2%에 불과했던 애플의 시가총액 비중이 2005년 1%를 넘어서고 2007년에 2%를 돌파했다.

아이폰 출시로 판매량이 급증한 2008년부터 애플의 시가총액 비중은 더욱 커졌다.

2008년 5월 4%를 넘어서고 2009년과 2010년에 각각 5%와 6%를 돌파했다.

올해 들어 주가가 급등해 7%선을 넘어 지난 18일(현지시간)에는 사상 최고 수준인 7.8%를 기록했다.

19일 기준으로 삼성전자와 애플의 시가총액은 각각 121조801억원, 369조원(3천485억달러)이다.

애플은 올 초 IT강자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시가총액을 추월해 IT업계 정상에 올라서 이제는 미국 증시 최대 시가총액 기업인 엑손모빌(4천100억달러)의 자리마저 노리고 있다.

애플 주가는 현재 주당 376.85달러로 올해만 17% 가량 올랐다.

삼성전자 주가는 오히려 13% 넘게 빠졌다.

실적에서도 양사는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2011회계연도 3분기(4∼6월)에 애플은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매출과 순이익을 냈다.

순이익은 73억1천만달러로 작년 동기의 2배 수준이고 매출액은 285억7천만달러로 82% 늘었다.

애플은 직전 분기에 아이폰 2천30만대, 아이패드 930만대를 각각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2분기에 영업이익이 4조원을 밑도는 실망스런 실적을 내놨다.

국내외 사업장을 합한 연결 기준으로 매출 39조원, 영업이익은 3조7천억원이었다.

매출은 작년 동기와 비교해 2.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6.2% 줄었다.

실적과 주가, 시가총액 비중 등에서 양사 간에 차이가 벌어지고 있지만, 노트북과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의 사업에 한정된 애플과 반도체와 LCD, 스마트폰(휴대전화) 등 부품과 세트 사업을 아우르는 삼성전자를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따로 보면 삼성전자의 추격이 만만치 않다는 점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맥투자증권 오영보 연구원은 "통신 부문은 스마트폰 출하량이 1천900만대를 넘어서며 애플을 제치고 노키아 자리까지 넘볼 수 있을 것이다"고 예상했다.

HMC투자증권 노근창 애널리스트도 "갤럭시S2 신규 출하가 진행되면서 정보통신 사업의 외형 신장은 계속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그는 "안드로이드 사용에 따른 로열티 충당금 설정과 마케팅 비용 등의 증가로 영업이익률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유권 기자 pisces738@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