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백화점의 최고 명당자리에는 어김없이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이 자리잡고 있다. 단순히 루이비통 매출이 높아서만은 아니다. 루이비통이 있어야 '고급 백화점'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는데다 다른 명품 브랜드들도 쉽게 입점시킬 수 있어서다.

이런 루이비통이 기존에 입점한 백화점 점포에서 발을 빼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달 문을 여는 현대백화점 대구점 입점을 결정하면서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회장이 지난해 제시한 한국 내 점포 수 상한선인 21개(면세점 제외)를 넘어서게 된 탓이다. 현대 대구점은 루이비통의 22번째 매장이 된다.

루이비통코리아 관계자는 "현대 대구점 입점 여부를 확정하지 않은 만큼 (21개를 넘지 않기 위해) 철수할 점포도 선정하지 않았다"며 "다만 앞으로 매장 수를 늘리는 대신 기존 매장의 면적을 넓히고 고급화하는 쪽에 주력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대구점 오픈 6~7개월 뒤인 내년 초에 매장을 열기로 루이비통과 합의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루이비통이 '한국 내 21개 점포만 운영한다'는 전략을 고수할 경우 매출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현대백화점 부산점,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 등이 당장 철수 대상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루이비통의 기존점 철수가 가속화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현대 양재점 · 판교점(알파돔시티),롯데 송도 복합쇼핑몰,신세계 의정부점 등'목 좋은 상권'에 백화점들이 향후 1~3년 사이에 줄줄이 들어서기 때문이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