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ㆍ원희룡 반발 속 지도부 5명 만장일치 가결
당직자 23명 임명…심재철ㆍ김학송ㆍ현기환 고사

한나라당이 12일 그동안 인선을 놓고 내분을 빚어왔던 사무총장에 재선의 김정권(경남 김해갑) 의원을 임명했다.

그러나 유승민 원희룡 최고위원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서 당내 갈등이 증폭될 전망이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낮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의원의 사무총장 임명 등을 골자로 하는 당직인선안을 반대파들이 퇴장한 가운데 의결했다.

의결에는 인선안에 반대하는 유ㆍ원 최고위원을 제외하고 홍 대표와 황우여 원내대표, 나경원 남경필 최고위원, 이주영 정책위의장 등 5명이 참석해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이들은 김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받아들이는 대신 ▲국민경선제 도입 ▲현역의원 평가를 위한 공정한 기준 마련 ▲예측 가능한 공천 일정 마련 ▲관련 당헌ㆍ당규 개정 등에 합의하고 이들 합의 사항을 오는 8월 중에 마무리 짓는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유ㆍ원 최고위원은 논의 중 거칠게 항의했고, 결국 의결 직전 대표 최고위원실을 뛰쳐나왔다.

유 최고위원은 당사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표결로 임명된 사무총장을 정치적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후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홍 대표가 정치적 책임을 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 최고위원도 기자회견에서 "전례 없는 의사결정을 강행한 데 대해 전례 없는 사태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최고위원들을) 다시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홍 대표는 기자간담회를 자청, "최고위원회의는 당헌상 합의제가 아니라 의결제"라고 반박하고, "사무총장 자리 하나 갖고 `사당화'를 주장하는 건 어불성설이다"라고 반박했다.

한편 이날 최고위원회 의결은 제1ㆍ2 사무부총장과 여의도연구소장, 재외국민위원장, 재해대책위원장 등 5개 자리를 제외하고 23개 당직에 대해 이뤄졌다.

대변인과 대표 비서실장에는 각각 김기현(재선), 이범래(초선) 의원이 임명됐다.

이와함께 전략기획본부장 차명진(재선) 의원, 윤리위원장 김기춘(유임) 전 의원, 재정위원장 김호연(초선) 의원, 인권위원장 김재경(재선) 의원, 인재영입위원장 주호영(재선) 의원, 국책자문위원장 안응모(유임) 전 의원, 실버세대위원장 정해걸(초선.유임) 의원, 디지털정당위원장 김성훈(원외), 지방자치위원장 조진래(초선) 의원, 대외협력위원장 신영수(초선.유임) 의원이 각각 임명됐다.

또 국제위원장 윤상현(초선) 의원, 통일위원장 구상찬(초선.유임) 의원, 법률지원단장 주광덕(초선) 의원ㆍ김재원(원외) 전 의원, 북한인권 및 탈ㆍ납북자 위원장 이은재(초선.유임) 의원, 기획위원장 김용태(초선) 의원, 국민공감위원장 김세연(초선) 의원, 홍보기획본부장 허원제(초선) 의원이 각각 당직 명부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이날 임명된 당직자 23명 중 3명의 의원은 일방통보식 인선에 반발해 당직을 고사했다.

홍보기획본부장에 임명된 심재철 의원(3선)은 "2006∼2007년에 맡았던 직책이었다"며, 노동위원장으로 지명된 현기환(초선) 의원은 "사전에 아무런 상의 없이 통보한 것은 일방적인 당 운영"라며, 중앙위원장에 임명된 김학송(3선) 의원은 "친박계가 이번에 너무 많은 당직을 원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며 당직을 맡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황철환 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