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정보기술(IT)주의 실적이 3분기부터 나아질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목표주가는 낮춰잡고 있다. 반등에 성공하더라도 확실한 시장 주도주로 복귀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생각에서다.

지난주 삼성전자가 기대에 못 미치는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 데 이어 LG전자 등 주요 IT 우량주도 부진한 2분기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IT 기업 실적이 3분기부터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렇지만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는 모순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진성혜 현대증권 연구원은 '어두운 밤,은하수가 빛을 발한다'는 리포트를 통해 스마트폰 판매 호조를 이유로 삼성전자의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도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는 120만원에서 11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안성호 한화증권 연구원도 "최악의 시기를 지났으며 지금은 삼성전자를 매수할 시기"라는 리포트를 냈지만 목표주가는 130만원에서 120만원으로 낮춰 잡았다.

다른 IT주 역시 마찬가지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LG전자에 대해 "휴대폰 판매에서 성과가 나타나고 있으며 3D(3차원)TV의 판매 증가도 예상된다"는 긍정적인 리포트를 내놓으면서 목표가는 15만원에서 12만원으로 낮췄다.

이가근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하이닉스에 대해 "이달 D램 반도체 가격 하향 조정을 끝으로 악재는 끝날 것"이라며 매수 추천을 유지했지만 목표주가는 떨어뜨렸다.

이 같은 목표주가 하향에 대해 해당 애널리스트들은 "부진한 2분기 실적에 맞춰 목표가를 조정했을 뿐 전망 자체가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리포트 내용보다는 목표가 조정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애널리스트들은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매도'로 조정하는 대신 목표주가 하향 조정을 통해 실질적인 의견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며 "목표주가가 하향 조정된 종목은 일단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