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외교협회, 브라질 중시 전략 촉구

미국 정부가 브라질을 중시하는 외교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7일 브라질 일간지 폴랴 데 상파울루에 따르면 미국외교협회(CFR)는 최근 작성한 보고서를 통해 미국 정부가 브라질을 새롭게 인식해 더욱 폭넓고 성숙한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CFR는 이를 위해 브라질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을 공식적으로 지지하는 한편 국무부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내에 브라질을 별도로 다루는 부서를 설치할 것을 권고했다.

브라질을 단순히 남미 또는 중남미의 일부분이 아닌 별개의 실체로 보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CFR는 또 미국 내 에탄올 생산업자들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에탄올 보조금 지급은 브라질산 에탄올에 부과하는 수입관세와 함께 미국-브라질 간에 무역갈등 요인이 돼 왔다.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가 그동안 브라질의 중요성을 저평가했고 브라질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면서 "지금은 미국 정부가 새로운 브라질과의 관계 설정을 고심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특히 브라질과 대등한 협력 관계를 추구하겠다는 미국 정부의 약속에 대한 브라질 정부 내의 의구심을 없애기 위해서는 브라질의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공식 지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3월 브라질을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위한 브라질의 열망을 존중한다"면서도 공식적인 지지 의사를 밝히지는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인도 뉴델리를 방문했을 때는 공개적으로 인도의 상임이사국 진출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었다.

CFR의 줄리아 스웨이그는 보고서 작성을 위해 안토니오 파트리오타 브라질 외교장관과 마우로 비에이라 워싱턴 주재 브라질 대사, 토머스 샤논 브라질리아 주재 미국 대사 등을 인터뷰했다고 전하면서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전 브라질 대통령 정부 때 이란 핵개발 프로그램을 둘러싸고 벌어진 것과 같은 갈등을 피하려면 미국-브라질 양국이 공개적이고 정규적인 대화 채널을 가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