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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소금융 25시-따뜻한 시장경제 실험] (4) 세탁소 개업후 빚만 쌓였는데…새 단장했더니 매출 20%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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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서울 공덕동 '명품세탁소' 조항용 씨

    "끝까지 사채 안 쓰길 잘해"
    회수기 구입ㆍ간판 새로 달아 손님 늘어 기존 대출도 정리
    세탁ㆍ화물업자 특화상품, LG미소금융재단서 지원

    "요즘엔 이것을 한 줄 한 줄 지우는 재미로 삽니다. "

    지난 1일 서울 공덕1동 주택가 골목에 자리잡은 '명품세탁소'.세탁소 주인 조항용 씨(51)는 '상환계획표'라고 쓰인 종이 하나를 내밀었다. 미소금융으로부터 받은 대출금의 월별 상환일정이 표로 정리돼 있었다. 조씨는 "지난해 10월 대출을 받은 뒤 매월 꼬박꼬박 갚아나가고 있다"며 "미소금융 덕에 가게를 고치니 손님이 늘었고 높은 이자를 물던 대출금도 정리해 홀가분하다"고 했다.

    조씨의 얼굴은 인터뷰 내내 밝았다. 하지만 그가 지금까지 걸어온 삶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그는 "22년 봉제업 경력을 바탕으로 세탁소를 차렸는데 매출이 예상에 훨씬 못 미쳐 모아뒀던 돈은 바닥나고 빚만 쌓여갔다"며 "돈 걱정에 밤잠을 설치다 이제야 한숨 돌렸다"고 말했다.

    ◆첫 달 매출 50만원에 '절망'

    조씨는 1984년 고향 충북 제천을 떠나 상경했다. 돌아와 농사를 지으라는 아버지의 권유를 뿌리치고 봉제공장에서 일했고 1991년 결혼한 뒤엔 두 아들을 낳았다. 2006년 갑작스럽게 닥친 불행이 그의 가정을 흔들었다. 아내와 이혼하고 봉제공장에선 더이상 일할 수 없게 됐다.

    "봉제공장에서 나이가 많다고 부담스러워해 더 다닐 수 없었습니다.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에 내려가 농사를 지을까 생각도 했지만 아이들이 반대했고 교육문제도 있어 그만뒀습니다. "

    마음을 다잡고 모아뒀던 돈 4500만원으로 세탁소를 차리기로 결심했다. 옷을 다리는 건 자신이 있었다. 약품사용법 정도만 더 배우면 작은 세탁소쯤은 할 수 있을 듯 싶었다. 아파트 앞 세탁소에서 3개월간 돈 한푼 안 받고 일하면서 하나둘 기술을 익혔다.

    "일을 배우던 세탁소가 하루 70만~80만원씩 월 2000만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것을 봤습니다. 나는 주택가에서 창업했지만 월 평균 250만~300만원은 벌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첫 달 손에 쥔 돈은 50만원.세탁업 성수기인 3월이라 충격은 더 컸다.

    조씨는 "세탁업계는 설이 지나고 나서 겨울옷 들어가고 봄옷을 꺼내 입는 3~5월이 성수기"라며 "월세와 수도 · 전기요금,부자재 구입비 등 유지비만 한 달에 80만~90만원이 나가니 적자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매일 아침 7시부터 밤 10시까지 열심히 일했는데도 되레 저축해놓았던 1500만원마저 세탁소를 차린 지 1년 만에 다 써버렸다.

    가게운영비와 두 아들 학비 등 생활비를 구하기 위해 대출을 받으려 했지만 신용등급 8등급인 그에게 은행 문턱은 높았다. 수시로 이용했던 신용카드 현금 서비스와 보험 대출이 문제였다.

    조씨는 "봉제공장에서 일할 땐 월급이 밀리기 일쑤였다"며 "월급을 생각하고 급한 돈을 현금서비스로 썼다가 제때 갚지 못하면 이자부담이 커지고 신용등급도 낮아졌다"고 했다. 여기에 보험을 담보로 받은 1000만원의 대출도 발목을 잡았다. 조씨는 "대부업체까지 손을 대면 끝장이라는 생각에 버티고 버텼다"며 "그러던 지난해 9월 세탁업중앙회로부터 LG미소금융대출 소식을 듣고 신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가게 새 단장 후 매출 20% 늘어

    대출은 신속하게 이뤄졌다. 1주일 만에 1500만원을 받았다. 이 돈으로 먼저 360만원짜리 회수기를 마련했다. 드라이클리닝한 세탁물의 기름을 다시 회수하는 기계다. 간판도 새로 달고 가게 내부도 정리한 후 남은 돈으로 보험대출금을 갚았다.

    "손님들이 가게가 환해졌다며 좋아하고 단골도 늘어 대출받기 전보다 매출이 20%이상 늘었습니다. 올 여름 때는 깨진 바닥 타일도 말끔하게 보수할 생각입니다. "

    미소금융의 대출상환 기간은 3년이다. 조씨는 연 3.5%의 이자율을 적용받았다. "이자만 갚고 나중에 원금을 일시불로 갚는 것이 아니라 원금을 분할해서 갚아나가니 부담이 적은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월 29만3021원씩 갚아나가는 조씨의 만기일은 2013년 11월8일이다. "미소금융 덕분에 현금서비스를 더이상 이용하지 않고 다른 대출을 받지 않아도 된다"며 "하루빨리 대출금을 갚고 돈을 더 모아 가게를 넓히고 싶다"며 웃었다.

    LG미소금융재단은 조씨와 같은 세탁,화물,미용 자영업자들을 위한 특화 대출상품을 내놓고 영세 자영업자들의 자활을 돕고 있다. 이 특화상품의 대출실적은 지난 5월 말 기준 125억원을 넘어섰다. LG미소금융재단 전체 대출의 70%에 이르는 금액이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후원 :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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