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계 "남용으로 병 키울 우려…진단 병행해야"

지금까지 전문의약품으로 취급됐으나, 1일 열린 중앙약사심의의원회(약심) 회의를 통해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으로 바뀔 예정인 약(성분)은 잔탁75㎎, 가스터디정, 듀파락시럽, 히아레인 0.1점안액 등 4가지다.

우선 잔탁과 가스터디정은 속쓰림 등의 증상을 완화하는 대표적 위장약이다.

상품명 잔탁의 성분은 라니티딘, 가스터디정의 성분은 파모티딘이다.

라니티딘과 파모티딘 모두 화학물질 히스타민(H)에 대한 위내벽세포의 반응을 차단, 위산 분비를 억제하는 물질이다.

보통 하루 두 번 정도 복용한다.

잔탁75㎎은 라니티딘 함량이 75㎎이라는 뜻이며, 고용량의 잔탁150㎎ 등은 전문의약품으로 남는다.

듀파락시럽은 변비약으로 성분은 락툴로오스다.

락툴로오스는 장내 삼투압을 높임으로써 대변에 포함된 수분이 몸에 흡수되는 것을 막아 변을 부드럽게 만든다.

다만 장 활동을 촉진하는 과정에서 복통·설사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인공눈물인 히아레인 0.1점안액은 주로 눈물이 부족하거나 오래 각막에 머물지 않아 눈이 따갑고 불편한 안구건조증에 주로 사용된다.

주성분 히알루론산나트륨 등이 눈물을 대신해 각막을 보호하는 윤활유 역할을 한다.

라식수술 환자 등에도 흔히 처방되는 약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이들 4가지 성분 관련 매출은 △라니티딘 620억원 △파모티딘 238억원 △락툴로오스 71억원 △히알루론 635억원 등이다.

이들 성분을 함유한 전문약은 총 77개 품목이 있으며, 이 가운데 현재 생산되는 품목은 67개다.

이들 약이 일반의약품으로 전환되면 환자의 편의성은 분명히 개선되겠지만, 의학계 일각에서는 여전히 남용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

김경수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일반의약품 전환과 함께 이 약들이 남용될 경우, 환자들이 약으로 단순히 증상만 완화시키다가 병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며 "상황에 따라 진단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간단한 변비약조차, 건강한 사람이라면 변비 치료에 손쉽게 복용해도 괜찮지만 장폐색 환자 등은 함부로 사용하면 치명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shk99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