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은 30일 정부의 가계부채 종합대책이 은행주에 부정적인 소식이 아니고 오히려 중장기적으로 안정성이 높아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비중확대 투자의견을 유지했다. 기업은행KB금융을 최선호주로, 신한지주를 관심종목으로 제시했다.

정부는 전날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 정책의 주요 내용은 가계부채 적정증가를 위한 관리방안, 고정금리 등의 가계대출 구조 개선,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서민금융기반 강화 등으로 요약된다.

은행의 가계대출에 대한 증가 속도 억제를 위한 주요 방안으로는 고위험 주택담보대출 및 특정 부문(예: 주택담보대출)에 편중된 대출 초과분에 대해 BIS 위험가중치를 상향 적용하는 방향, 성과평가 지표를 가계대출 증가 등의 실적에 따른 평가에서 수익성 및 건전성 지표에 초점을 맞추는 안이 제시됐다. 또한 현재 2013년 말까지 준수하도록 되어 있는 은행 예대율의 준수기한을 1년 6개월 단축하는 방안이 마련됐다.

대출 구조 개선을 위해서 고정금리, 비거치식 분할상환 대출 활성화를 유도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그 일환으로 소득공제 혜택을 확대하고 주택신용보증기금의 출연료를 차등 적용하는 등 고정금리, 비거치식 분할상환 대출을 유도했다. 또한 이 형태의 대출 비중이 2016년 말까지 전체 주택담보대출의 30% 수준이 되도록 상향하고 이행실적을 점검하기로 했다. 여기에 장기자금조달을 위해 MBS 발행 지원 및 은행의 커버드본드 활성화 추진을 하기로 했다.

이번 종합대책은 하반기 이후 시행 가능한 방안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될 것이며 시행효과 등을 검토 후 보강대책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강대책으로는 가계대출이 적정수준을 초과하는 성장을 기록할 경우 보다 직접적인 대책(적정수준 초과분에 대한 준비금 적립, 예대율 하향조정 등)을 도입해 적정 성장을 유도하는 방안이 마련됐다.

구용욱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가계부채 증가 속도 억제나 변동금리 및 거치식 대출 구조 개선은 은행의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현재 은행 대출의 부문별 기여도를 보면 중소기업 대출의 기여도가 크게 하락한 상황이므로 향후 은행 대출 성장 회복의 관건은 중소기업 대출의 회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관점에서 가계대출 성장에서 속도 조절이 나타난다고 하더라도 큰 틀에서의 은행 대출 성장 회복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구 애널리스트는 "대출 구조를 개선 시키려는 노력이 지속될 경우에도 은행의 가계 대출 증가에는 제약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자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가계 대출에 대한 접근성이 약화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출구조의 개선에 따른 유인이 제공된다고 하더라도 고객의 선택에 따라 결정되는 사항이기 때문에 은행 대출 성장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고정금리 대출의 경우 조달 기간과의 만기 불일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급격한 변화를 추구하는데 제약될 수 있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그는 가계부채의 급격한 성장이 나타날 경우 제도적 장치 도입, 예대율 하향 조정 등 보다 강력한 대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이나 가계부채가 적정 수준으로 성장할 경우 크게 우려할 부분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오히려 기업부문과 함께 조절된 성장과 수익성을 고려한 적절한 접점을 찾는 노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구 애널리스트는 "이번 대책은 대체적으로 가계 부채의 증가 속도를 조절함으로써 부채의 연착륙을 유도 하겠다는 방향의 정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와 함께 가계의 소득 문제에 대한 대책이 동시에 제시된다면 그 효과는 배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가계 부채의 문제는 부채의 절대적인 규모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소득에 대비해 부채가 많고 적음의 문제가 더 중요하기 때문.

그는 "이번 대책으로 부채 증가 속도를 조절하는 가운데 안정적인 소득 증가가 가능하다면 가계 부채의 연착륙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이런 관점에서 6월 30일 발표 예정인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에서 민생 관련 대책 내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긍정적인 포인트"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