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미국 연방무역위원회(FTC)가 구글을 대상으로 반독점 조사를 개시하면서 구글이 제2의 마이크로소프트(MS)가 되는 것 아니냐는 부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구글이 FTC 조사를 통해 MS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로이터통신은 “MS는 20년 넘게 반독점 조사를 받느라 곤욕을 치렀다”며 “래리 페이지가 빌 게이츠에게 전화를 걸어 자문을 구해야 할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구글은 덤덤하게 조사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22일 FTC가 구글을 조사할 것이라고 보도하자 구글은 지난 24일 홈페이지를 통해 FTC로부터 소환장을 받았다고 시인했다.구글 관계자는 “FTC 조사에 협력할 것”이라며 “검색과 관련된 반독점법을 위반한게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구글 투자자들의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MS가 장기간의 반독점조사 탓으로 경쟁력을 잃었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라는 것이 로이터통신의 분석이다.실제로 MS는 20년간 규제당국과의 분쟁을 통해 5월에야 감시에서 완전히 풀려났다.하지만 MS는 결국 정보기술(IT)시장에서 주도권을 애플과 구글 등에 넘겨줬다.

투자자들의 우려는 구글 경영자들이 과거 빌 게이츠처럼 행동하고 있는데서도 비롯된다는 분석이다.미국 상원 반독점 분과위원회는 검색 시장에서의 경쟁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래리 페이지와 에릭 슈미트의 증언을 요구했지만 이들은 출석을 거부했다.게다가 래리 페이지는 기술에 대한 자부심이 크고 고집이 센 것으로 유명해 규제당국과 맞설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대해 WSJ는 MS의 반독점 조사가 장기화된 것은 과거 빌 게이츠가 규제 당국의 제재를 전적으로 수용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고 지적했다.메사추세츠공대의 마이클 쿠수마노 교수는 “빌 게이츠는 자신이 단지 성공했기 때문에 처벌을 받는다고 여겼다”며 “그는 끝내 반독점 재판에서 헤어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FTC 조사는 과거 인수합병에 대한 독점 여부 판단과 달리 구글의 핵심 비즈니스인 검색 분야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시간이 길어지고 그로 인한 파급 효과 또한 더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유럽연합 유럽위원회(EC)와 텍사스 법무장관은 이미 지난해에 이 부분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한 애널리스트는 “조사가 길어질수록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