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영자총협회는 자동차 부품업체 유성기업 노사분규를 노사정협의회 안건으로 상정한 충청남도에 대해 "정치적 개입을 중단하라"고 26일 촉구했다.

충청남도는 안희정 도지사 주재로 복기왕 아산시장과 유성기업 노사 대표,노사민정 위원 등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7일 아산시청 상황실에서 올해 첫 노사민정협의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경총은 "금속노조와 유성지회는 제품 출하를 저지하면서 죽봉,쇠파이프,각목으로 경비 인력 20여명과 경찰 108명에게 상해를 입히는 등 불법행위를 지속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충남도청이 유성기업 지회의 불법행위에 대해 엄정히 대처하지 않고 지역 노사민정협의회 안건으로 상정하려는 것은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접근하는 것이라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경총은 "정치권과 지방자치단체가 유성기업 문제에 개입하면 노조의 기대심리만 상승시키고 문제 해결을 더 어렵게 할 것"이라며 "충남도청은 정치적 접근을 중단하고 노조의 불법에 대한 엄정대처를 통해 유성기업의 경영 정상화와 지역 경제 활성화에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성기업 노사 분규는 지난달 공권력 투입으로 공장을 불법 점거한 노조와 외부 세력을 해산시키면서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이후 생산현장 일괄복귀를 주장하는 노조원들과 선별복귀를 원하는 사측이 대립하면서 물리적인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노조 측이 공장 담장을 무너뜨리고 부품 생산을 위한 원자재 차량의 공장 진입을 막는 등 정상 조업활동을 방해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이기봉 유성기업 아산공장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회사 내의 문제인 만큼 정치권이 개입하지 않고 노사가 상황을 풀어나갈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공장장은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할 뿐"이라며 "조속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성기업은 관리직과 복귀한 노조원을 생산라인에 투입해 불법 점거 전인 3월 수준으로 생산력을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