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영업직원 수가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정부가 불법 리베이트 영업에 대한 단속의 고삐를 죄면서 기존 인력의 이탈이 늘고 있는 데다 신규채용 시장도 냉각되고 있는 탓이다.

한국제약협회는 국내 제약사 37곳을 대상으로 신규채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올해 1181명의 영업직을 신규 채용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29일 밝혔다. 조사대상 제약사들은 올 1분기에 481명의 영업인력을 채용했고,하반기에도 700명 정도를 추가 채용할 계획이다.

2008년 이후 제약사들의 영업인력 채용 규모는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다. 2008년 1579명이었던 신규채용 규모는 2009년 1411명,지난해 1315명으로 매년 100여명 이상 줄어들고 있다.

업계는 한때 '영업의 대명사'로 불리던 제약영업 위축이 신규채용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국내 제약사의 한 관계자는 "원래 제약 영업사원들은 다른 직종에 비해 이직이 많다"며 "2~3년 전부터 리베이트 쌍벌죄 시행으로 영업환경이 크게 바뀌면서 전반적으로 제약 영업직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연구 · 개발(R&D)에 승부를 걸고 있는 트렌드를 반영,제약사의 연구직 인원은 증가세를 보여주고 있다. 2008년 360명 수준이었던 연구직 신규채용은 2009년 378명,2010년 402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베테랑 영업사원의 다국적 제약사 이직도 증가 추세다. 다국적제약협회에 따르면 최근 경력직 공채를 실시한 G사는 15명의 신입 · 경력직 모집에 300여명이 응시했고,이 가운데 경력직원들의 지원이 90% 이상 차지했다. 최근 한국법인을 신설한 일본계 D사의 경우 경력사원 30여명 모집에 800여명의 경력직원이 몰렸다.

한 국내 제약사 관계자는 "지금은 국내사 영업사원이라는 이유만으로 병원 등에서 외면받을 때가 많다"며 "리베이트 관행이 없고 각종 복지 혜택이 많은 다국적 제약사는 (영업사원들에게)'신의 직장'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