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관리공사(캠코)가 저축은행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채권 1조9000억원 어치를 인수키로 했다. 이로써 2008년 말부터 네 차례에 걸쳐 정부가 인수한 저축은행 부동산 PF 부실채권은 총 7조1000억원 규모가 됐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이날 오후 4시 전체회의를 열고 저축은행 PF 부실채권 인수 규모(매입가액 기준)를 이같이 의결했다. 이번 부실채권 인수엔 3조5000억원 규모로 조성된 구조조정기금(공적자금)이 투입된다.

캠코는 저축은행들과 인수 협상을 벌여 장부가액 기준 1조9000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사업장별로 20~30% 정도 할인해 1조4000억원에 인수키로 했다. 2009년에는 장부가액의 80% ,지난해에는 60%를 인정해줬다.

PF 부실채권을 팔게 되는 저축은행들은 8월 말까지 금융감독원과 경영개선협약(MOU)을 체결해 유상증자 불용자산 매각 등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진행해야 한다.

금감원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9일까지 89개 저축은행의 PF사업장 469곳을 전수 조사해 △정상△보통△부실우려△부실 등 4등급으로 분류했다. 조사 결과 전체 PF 채권액 7조원의 절반 수준인 3조4000억원 규모가 '부실우려'나 '부실'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저축은행의 부실채권 매각은 2008년 12월(3000억원),2009년 3월(1조2000억원),2010년 6월(3조7000억원) 이후 네 번째다.

시장에선 금융당국의 이번 조치가 저축은행의 6월말 결산을 앞두고 '저축은행 대규모 부실사태'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이번에 부실 PF를 정부가 사줌에 따라 저축은행업계 평균 부실채권 비율은 대폭 낮아지게 됐고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도 오르게 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산정해본 결과 이번 조치로 저축은행업계 평균 BIS 비율은 1%포인트 미만 소폭 오르고 부실채권 비율은 대폭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난 3월 말 현재 상장사 및 후순위채 발행 저축은행 25개 중 금융당국 우량 기준인 BIS 비율 8% 미만인 곳은 6곳이다.

한편 한국금융지주는 이날 본입찰이 진행된 예금보험공사의 '중앙부산+부산2+도민저축은행' 패키지 매각엔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예보는 이날 본입찰에 참가한 KB · 신한 · 하나금융지주와 키움증권,대신증권 중 한 곳을 오는 27일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할 예정이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