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은 23일 삼성이 포스코와 손잡고 대한통운 인수전에 뛰어들기로 했다는 소식에 크게 당황하는 분위기다. CJ 내부에서는 "삼성이 CJ의 뒤통수를 쳤다"는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CJ 관계자는 "입찰 참여여부를 포함해 모든 사항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 할 상황"이라고 전했다. 삼성그룹계열 증권사인 삼성증권이 CJ의 대한통운 인수자문을 맡았던 것과 관련해 정보유출 등의 법적 문제가 없는지에 대해서도 검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이날 CJ와의 대한통운 인수자문에 대한 계약을 해지했다.

그 동안 CJ는 물류부문을 차세대 성장동력의 하나로 설정,공격적인 투자를 계획해 왔다. 정보기술(IT) 등 경량물 배송과 해외 물류에 강점을 갖고 있는 CJ GLS를 중량물 물류에 강한 대한통운과 결합시켜 해외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3자물류 업체로 키운다는 전략도 마련했다.

그러나 '삼성 참여'라는 변수가 인수전 막판에 불거지면서 인수전에서 밀릴 가능성이 커졌고,결과적으로 그룹 성장전략 전반을 수정해야 할 상황에 몰릴지도 모른다는 게 CJ의 고민이다.

CJ가 대한통운 인수전에 뛰어들어 입찰 전략을 함께 짜온 주관사가 다름 아닌 삼성증권이라는 점도 CJ를 당황하게 만드는 요인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극단적으로는 CJ의 인수전략이 삼성증권을 통해 삼성그룹 내부로 흘러들어갔을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는 탓이다.

롯데그룹은 삼성SDS가 대한통운 인수를 위한 포스코 컨소시엄에 참여하는데 대해 크게 개의치 않는 표정이다.

롯데 관계자는 "삼성이 포스코 측에 참여한다고 해서 판이 달라지는 것은 없다"며 "결국 누가 어떤 금액을 써넣고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철수/송태형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