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기업은행 일부 지분을 매각하려다 실패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22일 기업은행 주가가 10% 가까이 급락했다.

이날 증권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지난 21일 오후 기업은행 정부 지분 매각을 위한 시장 수요조사를 진행했다. 기업은행을 통해 국내외 주요 기관투자가들에 기업은행 지분 매각 의사를 직접 타진했다. 물량은 4580만여주(8.4%)로 21일 종가(2만550원) 기준 9412억원어치에 달했다. 0~4% 범위의 할인율도 제시됐다.

그러나 시장의 매수 의지가 크지 않자 지분 매각 시도를 철회했다. 한 투자은행(IB) 대표는 "주가가 이미 많이 오른 상태이고 그리스 사태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정부가 사전에 충분한 시장 수요를 파악하지 않은 채 섣불리 매각을 추진한 것도 매각 실패 요인으로 지목됐다. 재정부는 이날 "매각을 위한 투자자 수요를 점검하는 과정 중 일어난 일"이라며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해 9월 이후 매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재정부는 기업은행 지분 68.6%(보통주 기준)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재정부는 지분 50%+1주를 제외한 18.6%의 지분 매각을 추진해왔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