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 행보에 대한 당내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당의 간판을 내려야 한다는 발언까지 나왔다.

김무성 의원은 22일 당 중진회의에서 “한나라당은 재정 건전성을 생각하지 않는 야당의 포퓰리즘 정책에 대한 허구성을 국민들에게 이해시켜야 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최근엔 애매모호한 입장만을 취하고 있다”며 “이런 일은 있을수 없는 일이며, 우리는 비굴한 정치를 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무상 복지 포퓰리즘을 막아내지 못한다면 보수 우파로 대표되는 한나라당의 간판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4선의 이경재 의원도 “무상 시리즈의 포퓰리즘으로 가느냐, 건전한 성장과 복지를 균형잡아 가느냐의 선택에서 우리 중앙당은 애매모호한 입장만 취하고있다”고 비판했다.

정몽준 의원 역시 “당 대표 후보들의 공약을 보면 우리와 경쟁하는 야당의 후보 같다”고 빗댔다. 이어 “4대강사업 때문에 결식 아동 예산이 없다고 하는데, 과연 우리가 보수냐”며 “한나라당의 가치를 훼손하고 왜곡하고 부인하는 일이 없길 바란다”고 개탄했다.

합리적 보수로 꼽히는 진영 의원은 이날 기자와 만나 “보수 정당으로서 해야 할 일은 하지 않고 모두 선거에만 눈이 멀어 있다”며 “총선,대선에서 한나라당이 지더라도 보수당이 할 건 해야 나라의 미래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진 의원은 반값 등록금 정책에 대해 “부자까지 포함해 모두 값을 깎자는 그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얘기”라며 “대학 구조조정을 병행하는 게 겨우 갖다 붙인 명분이라지만,원래 대학 구조조정은 반값 등록금과 별개로 해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무상급식과 반값 등록금 등을 모두 추진하면 감세 철회가 아니라 증세를 해야 한다”며 “그런데도 세금을 더 내야 한다고 얘기하는 정치인은 아무도 없다”고 비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