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클레이즈,스탠다드차타드(SC)그룹 등 영국계 은행들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국가 및 은행들에 대한 대출 회수에 들어갔다.

텔레그래프는 영국 은행들이 그리스 재정위기 사태가 해법을 찾지 못하자 위험이 유로존 전체로 번질 수 있다고 여겨 유로존 관련 자산을 줄이고 있다고 20일 보도했다. 영국은 유로존에 속해 있지 않아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그리스 위기에 따른 영향을 덜 받고 있다.

SC그룹은 최근 몇 달간 유로존 은행 간 거래시장에서 수백만 파운드 규모의 대출을 회수했다. 또 지난 몇 주간 유로존 관련 자산을 3분의 2까지 줄였다.

바클레이즈도 그리스 아일랜드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 관련 자산을 줄이고 있다. 바클레이즈의 스페인 관련 자산 규모는 지난해 6월 72억파운드에서 올해 4월 64억파운드로 감소했다. 이탈리아 관련 자산도 1억파운드가량 줄어들었다.

텔레그래프는 "상대적으로 상황이 좋은 은행들이 그렇지 못한 은행들의 대출을 회수하는 현재 모습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연상시킨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은행들이 서로 대출을 중단한 탓에 금융시장 전체가 멈춰섰고 리먼브러더스 등 유동성 위기에 빠진 일부 대형 은행들은 몰락하기도 했다.

사이먼 앤더슨 크레디트사이츠 애널리스트는 "유로존 소속 은행들은 지난 몇 달간 스스로 자금을 조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런 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예를 들어 스페인 은행들이 유럽중앙은행(ECB)으로부터 빌린 돈의 규모는 4월 440억유로에서 5월 580억유로로 100억유로 넘게 증가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