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 '밥그릇 싸움' 재연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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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치료·응급피임약 등
약사회, 일반약 전환 요구
의사회 "부작용 우려…반대"
약사회, 일반약 전환 요구
의사회 "부작용 우려…반대"
의사와 약사단체들이 박카스 등 일반의약품의 '슈퍼 판매' 확대를 계기로 2000년 의약분업 시행 이후 11년 만에 의 · 약단체 간'밥그릇 싸움'을 재연할 조짐이다.
대한약사회는 오는 21일 열리는 중앙약사심의위원회에서 비만치료제 응급피임약 천식예방약 독감진단시약 등 약 40여개 성분의 전문의약품을 의사처방전이 필요 없는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해 줄 것을 요구할 방침이다.
박인춘 약사회 부회장은 17일 "지방분해억제 비만치료제인 제니칼의 경우 일부 국가에선 일반약으로 분류돼 있다"며 "다른 비만치료제보다 안전성이 뛰어난 만큼 일반약 전환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응급피임약은 전 세계적으로 일반약으로 관리되고 있다"며 "낙태를 법적으로 허용하지 않으면서 전문약으로 분류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의 일반약 전환도 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료계는 약사회의 '포문'에 대해 강력하게 맞받아쳤다. 전문의약품이 일반의약품으로 전환되면 입지가 좁아지기 때문이다.
대한산부인과개원의협의회는 "응급피임약(노레보정)을 남용하면 메스꺼움과 유방 부전,전신 무력감과 현기증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고 청소년의 성문란과 성병 확산을 부추길 수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 효창동의 김재영 내과 원장은 "위산분비억제제는 내시경으로 궤양인지 확인하고 처방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약으로 풀어선 안된다"고 말했다. 로세릴(손발톱 무좀약)이나 테라마이신안연고 등의 일반약 전환에 대해서도 피부과 및 안과 전문의들은 "약사들이 육안으로 판단하면 오진할 수 있다"며 반대하는 입장이다.
의 · 약 단체는 벌써부터 대국민 선전전에 들어갔다. 약사회 관계자는 "제니칼보다 간 독성이 훨씬 큰 타이레놀도 일반약으로 풀자는 게 의사들"이라며 "의사들은 안전성과 국민 편의 중 뭐가 우선인지 일관성을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재호 대한의사협회 의무이사는 "안전성을 이유로 일반약의 약국외판매의 발목을 잡더니 돌연 일반약보다 위험성이 더 높고 정확한 진단과 처방이 필요한 전문약을 일반약으로 풀자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맞받았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
대한약사회는 오는 21일 열리는 중앙약사심의위원회에서 비만치료제 응급피임약 천식예방약 독감진단시약 등 약 40여개 성분의 전문의약품을 의사처방전이 필요 없는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해 줄 것을 요구할 방침이다.
박인춘 약사회 부회장은 17일 "지방분해억제 비만치료제인 제니칼의 경우 일부 국가에선 일반약으로 분류돼 있다"며 "다른 비만치료제보다 안전성이 뛰어난 만큼 일반약 전환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응급피임약은 전 세계적으로 일반약으로 관리되고 있다"며 "낙태를 법적으로 허용하지 않으면서 전문약으로 분류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의 일반약 전환도 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료계는 약사회의 '포문'에 대해 강력하게 맞받아쳤다. 전문의약품이 일반의약품으로 전환되면 입지가 좁아지기 때문이다.
대한산부인과개원의협의회는 "응급피임약(노레보정)을 남용하면 메스꺼움과 유방 부전,전신 무력감과 현기증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고 청소년의 성문란과 성병 확산을 부추길 수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 효창동의 김재영 내과 원장은 "위산분비억제제는 내시경으로 궤양인지 확인하고 처방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약으로 풀어선 안된다"고 말했다. 로세릴(손발톱 무좀약)이나 테라마이신안연고 등의 일반약 전환에 대해서도 피부과 및 안과 전문의들은 "약사들이 육안으로 판단하면 오진할 수 있다"며 반대하는 입장이다.
의 · 약 단체는 벌써부터 대국민 선전전에 들어갔다. 약사회 관계자는 "제니칼보다 간 독성이 훨씬 큰 타이레놀도 일반약으로 풀자는 게 의사들"이라며 "의사들은 안전성과 국민 편의 중 뭐가 우선인지 일관성을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재호 대한의사협회 의무이사는 "안전성을 이유로 일반약의 약국외판매의 발목을 잡더니 돌연 일반약보다 위험성이 더 높고 정확한 진단과 처방이 필요한 전문약을 일반약으로 풀자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맞받았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