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재룡의 준비된 은퇴] 최후까지 쥐고 있다가 물려주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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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불삼세(富不三世),즉 '부자 삼대 못 간다'는 말이 있다. 이 말처럼 상속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는 경우는 매우 적다. 미국에서 많은 재산을 상속한 3250가구를 인터뷰한 결과 70%가 실패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사추세츠기술연구소와 이코노미스트는 '재산상속 70% 실패율'이라는 세계적인 현상을 밝혀내기도 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세계 어느 나라든지 상속 실패율이 70%에 달한다는 사실은 변함없었다는 것이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우리 사회에서도 부모의 재산을 놓고 형제 간에 분쟁이 벌어져 결국 예기치 못한 사태로 치닫게 된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따라서 어떻게 현명하게 남기고 떠날 것인가 하는 상속 문제는 은퇴 설계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특히 비상장 기업이나 개인 기업을 경영하는 최고경영자(CEO)의 경우 재산뿐만 아니라 사업의 승계까지 결정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미국의 연구자료에 따르면 상속 실패율이 높은 이유로 우선 가족 간의 믿음이 부족한 데서 비롯된 '대화의 단절'이 꼽혔다. 부모의 상속 계획이나 자산 규모 등에 대한 얘기를 서로 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상속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조사에 참여한 한 부모는 "만약 내가 자식들에게 말한다면 그 애들은 모두 내가 죽기를 바라고 있다가 내가 죽고 나면 돈 욕심만 부릴 것"이라고 말했다. 둘째,상속받게 되는 자식들의 '준비 부족'이다. 많은 자식들이 부모가 죽은 후 변호사가 유언장을 읽을 때에야 자신의 역할을 알게 된다. 자식들은 그제서야 재산 상속에 대한 방법을 배우기 위해 노력하며 수년을 보내지만 그것마저도 잘못된 조언으로 많은 실수를 범하게 된다.
인구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또 다른 문제가 부상하고 있다. 이른바 노노(老老)상속이다. 다시 말해 80세 아버지가 50세 아들에게 상속하는 현상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 상속받는 자녀가 최소한 50대 이상이며 평균 58세라고 한다. 이처럼 자산이 젊은 층에게 옮겨가지 않고 고령자에서 또 다시 고령자로 이전되다 보니 사회 전체의 소비가 줄어들면서 일본 경제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우리나라에도 일본의 이런 현상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우리의 상속문화는 여전히 과거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상당수 사람들이 병석에서까지 자산을 끝까지 들고 있다가 마지막 순간에 효도하는 자식에게 무리하게 몰아준다. 물론 부모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되지만 이렇게 하다보니 자식들 간에 분쟁이 벌어지는 등 결국 '실패하는 상속'으로 끝난다. 이제부터라도 고령화 시대에 맞는 새로운 상속 설계가 필요하다.
첫째,상속에 앞서 우선 노후 자산관리에 대한 개념을 기존 스톡(Stock) 개념에서 플로(Flow) 개념으로 바꿔야 한다. 여기서 스톡은 비축한 자산을 뜻하며 플로는 현금흐름을 의미한다. 금리 하락과 부동산 침체 등의 경제환경 변화 속에서 막대한 자산의 보유는 여러 위험에 노출 될 수밖에 없다. 적극적인 자산의 연금화를 통해 자산 관리의 위험을 낮출 필요가 있다.
둘째,상속에 대한 개념을 바꿀 필요가 있다. 과거 상속이 철저하게 자식과 후세를 위한 것이었다면 이제는 사회환경과 인식 변화로 인해 후세만을 위한 계획을 펼치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사전에 자식에게 일부 증여하고 나머지는 사회의 발전에 기부하는 문화가 점점 확산되고 있다. 상속문화의 변화는 자신의 진정한 행복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사회를 더욱 건강하게 만들고 활력을 높이는 역할을 할 것이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장
미국의 연구자료에 따르면 상속 실패율이 높은 이유로 우선 가족 간의 믿음이 부족한 데서 비롯된 '대화의 단절'이 꼽혔다. 부모의 상속 계획이나 자산 규모 등에 대한 얘기를 서로 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상속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조사에 참여한 한 부모는 "만약 내가 자식들에게 말한다면 그 애들은 모두 내가 죽기를 바라고 있다가 내가 죽고 나면 돈 욕심만 부릴 것"이라고 말했다. 둘째,상속받게 되는 자식들의 '준비 부족'이다. 많은 자식들이 부모가 죽은 후 변호사가 유언장을 읽을 때에야 자신의 역할을 알게 된다. 자식들은 그제서야 재산 상속에 대한 방법을 배우기 위해 노력하며 수년을 보내지만 그것마저도 잘못된 조언으로 많은 실수를 범하게 된다.
인구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또 다른 문제가 부상하고 있다. 이른바 노노(老老)상속이다. 다시 말해 80세 아버지가 50세 아들에게 상속하는 현상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 상속받는 자녀가 최소한 50대 이상이며 평균 58세라고 한다. 이처럼 자산이 젊은 층에게 옮겨가지 않고 고령자에서 또 다시 고령자로 이전되다 보니 사회 전체의 소비가 줄어들면서 일본 경제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우리나라에도 일본의 이런 현상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우리의 상속문화는 여전히 과거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상당수 사람들이 병석에서까지 자산을 끝까지 들고 있다가 마지막 순간에 효도하는 자식에게 무리하게 몰아준다. 물론 부모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되지만 이렇게 하다보니 자식들 간에 분쟁이 벌어지는 등 결국 '실패하는 상속'으로 끝난다. 이제부터라도 고령화 시대에 맞는 새로운 상속 설계가 필요하다.
첫째,상속에 앞서 우선 노후 자산관리에 대한 개념을 기존 스톡(Stock) 개념에서 플로(Flow) 개념으로 바꿔야 한다. 여기서 스톡은 비축한 자산을 뜻하며 플로는 현금흐름을 의미한다. 금리 하락과 부동산 침체 등의 경제환경 변화 속에서 막대한 자산의 보유는 여러 위험에 노출 될 수밖에 없다. 적극적인 자산의 연금화를 통해 자산 관리의 위험을 낮출 필요가 있다.
둘째,상속에 대한 개념을 바꿀 필요가 있다. 과거 상속이 철저하게 자식과 후세를 위한 것이었다면 이제는 사회환경과 인식 변화로 인해 후세만을 위한 계획을 펼치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사전에 자식에게 일부 증여하고 나머지는 사회의 발전에 기부하는 문화가 점점 확산되고 있다. 상속문화의 변화는 자신의 진정한 행복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사회를 더욱 건강하게 만들고 활력을 높이는 역할을 할 것이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