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헤지펀드 시대가 열린다.

한국형 헤지펀드의 밑그림이 확정되면서 대형 증권사가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17일 한국형 헤지펀드의 자기자본 규제에 따라 대형 증권사, 특히 삼성증권이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분석했다.

김지현 연구원은 "이번에 제시된 헤지펀드 운용업 인가 기준을 충족하는 금융기관은 증권사 10곳, 운용사 11곳, 투자자문사 6곳 정도로 기존에 예상했던 40곳보다 감소했다"며 "이에 반해 투자 요건은 완화됐기 때문에 조건을 충족한 금융기관의 수혜가 더 커질수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위원회는 전일 자본시장법 시행령 입법예고를 통해 개인투자자 최소 가입금액(5억원)과 운용업 인가 기준(증권사는 자기자본 1조원, 자산운용사는 수탁고 4조원, 투자자문사는 일임계약액 5000억원) 등을 담은 '한국형 헤지펀드' 밑그림을 확정했다.

개정안은 오는 20일 입법예고와 함께 법제처 심사와 국무회의 등을 거쳐 9월중 시행될 예정이다.

김 연구원은 "헤지펀드에 증권 대여, 자금 지원 등 종합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임 브로커(PB) 역시 일정한 자기자본 기준을 충족하는 증권사에만 한정적으로 허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국내 대형 증권사들의 자기자본이 2조원대 후반인 것을 감안하면 3조원 전후 수준에서 PB 자기자본 기준이 설정될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골드만삭스 등 대형 IB(투자은행)의 경우 수익의 20% 이상을 프라임 브로커 업무를 통해 벌어들이고 있다"며 "해당 업무 수행이 가능한 대형 증권사에 긍정적"이라고 했다.

김 연구원은 "한국형 헤지펀드 출시 시 대형 증권사는 다양한 수익원 창출이 가능하다"며 "프라임 브로커리지 수익 뿐 아니라 자회사를 통한 헤지펀드 운용 수익을 거둘수 있다. 재간접헤지펀드 판매에서 드러났듯이 헤지펀드의 판매 잠재력도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삼성증권의 경우 프라임 브로커 서비스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증권 대여의 풀이 가장 넓다"고 강조했다.

또 "삼성증권은 헤지펀드의 잠재 투자고객인 고액 자산가 확보가 용이한데다 기존 고객 주식자산의 회전율이 낮았기 때문에 수익성 개선폭이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