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샛(TESAT) 고득점자들은 반값 등록금, 대 · 중소기업 동반성장 논쟁 등 최근 우리 사회 이슈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고 있을까. 한국경제신문은 국가공인 경제이해력검증시험인 테샛이 수험생들의 경제이해력을 얼마나 정확하게 테스트하는지를 간접적으로 파악해 보기 위해 테샛 고득점자 4명을 초청, 지난 12일 경제 현안에 대해 의견을 듣는 좌담회를 가졌다. 정재형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좌담회에는 7회 1등인 최창원 씨(고려대 정치외교학과 졸업),8회 1등인 김동균 씨(서울대 경제학부 대학원 졸업),11회 1등인 한숙정 씨(서울대 중어중문학과 재학),5회 3등인 김민창 씨(세종대 호텔경영학과 졸업) 등이 참석했다. 최창원 씨와 김동균 씨는 올해초 수출입은행에 입사한 새내기 직장인이고 김민창 씨는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 두 시간가량 진행된 이날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은 테샛 성적 우수자답게 사회 이슈에 대해서도 내용을 잘 이해하고, 분명하면서도 논리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사회=최근 반값 등록금 논쟁이 한창이다.

△한숙정=등록금이 비싼 건 맞는데 너무 감정적으로 접근하는 것 같다. 재원을 마련하려면 장기적으로 세금을 더 거둬야 할 텐데 증세 얘기는 안 나온다. 또 등록금을 지원하더라도 경쟁력 없는 대학들은 먼저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최창원=반값 등록금 논쟁은 우리 사회에서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대학 구조조정,교육의 의미,교육을 통한 계층 이동,대학을 꼭 가야 한다는 인식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

△김민창=당위적 측면에서 고등교육을 사회에서 해줘야 하느냐를 따져야 한다. 유럽은 고등교육도 사회가 부담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달리 고졸과 대졸 간 임금차이가 크지 않다. 고졸 대졸 간 임금격차가 심한 우리나라에서 정부가 고등교육을 지원할 경우 그 혜택이 개인에게 많이 돌아간다. 포퓰리즘으로 가서는 안된다.

△김동균=대학 등록금이 오히려 싸다고 본다. 고졸에 비해 대졸은 더 많은 보수와 안정적인 직장을 얻는다. 한계효용과 한계비용을 따져야 한다. 다만 경쟁력이 떨어지는 대학은 좋은 보수와 직장을 보장할 수 없으므로 등록금이 비싸서는 안될 것이다. 현실에서는 이런 가격 기능이 전혀 작동하지 않는 문제가 있다. 대학 교육에 대한 수요가 너무 비탄력적이다. 대학을 나와야 사람 구실을 한다는 게 일반적 인식 아닌가. 실질적인 대학 교육의 효용을 따지지 않는다.

△사회=정부가 추진하는 동반성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김동균=말이 안된다. 초과이익공유제는 대기업의 이익을 뺏어 중소기업에 주겠다는 것 아닌가. 어떤 중소기업을 보호해야 하나. 경쟁력이 없어 퇴출돼야 할 기업이 정부 혜택으로 명맥을 유지하는 곳도 있다. 시장에 새로 진입하려는 중소기업은 피해를 볼 것이다.

△최창원=동반성장이 꼭 말이 안된다고 볼 수는 없다. 지난해 동반성장이 이슈화된 것은 정부가 환율정책 등에서 대기업과 수출기업에 유리한 정책을 폈음에도 불구하고 그 열매가 중소기업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반성에서다. 건강한 대 · 중소기업 생태계를 만들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하지만 초과이익공유제 등 반시장적 정책은 반대한다. 부당 하도급,담합 등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를 처벌하는 방식이 옳다고 본다.

△한숙정=정말 막무가내식 동반성장 정책은 답이 아닌 것 같다. 상생 협력을 잘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이어야지,지나친 규제는 부작용만 낳는다. 동반성장의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중소기업 적합 업종 선정과 같은 규제를 왜 하는지 모르겠다.

△사회=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올려야 하나.

△김동균=물가를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본다. 가계대출이 지나치게 늘어나고 있다. 폭탄을 키우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단계적으로 기준금리가 연 4% 이상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민창=금리가 상승 추세에 있는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지금이 경기 과열이라고 볼 수는 없지 않나. 부동산이나 주식 등 자산가격도 과열은 아닌 것 같다. 금리가 너무 높아지면 소비와 투자가 위축된다.

△최창원=금리 수준도 수준이지만 중앙은행이 예측 가능한 방향으로 움직여야 한다. 최근에는 올릴 것처럼 얘기하면서 안 올리고,안 올릴 것처럼 얘기하면서 올리고….경제주체들에게 신호를 제대로 줘야 혼선이 안 생긴다. 예를 들면 지속적으로 올린다는 신호를 주면 가계대출 증가세도 둔화될 것 같다.

△사회=테샛에 대해서도 얘기해 보자.

△최창원=자신의 경제실력을 검증하는 좋은 수단이다. 이론만 묻는 게 아니라 시사문제도 많고 사회 이슈와 접목된 문제가 많아 현실과 접목된 시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동균=입사 시 가산점을 받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취업준비에 큰 도움이 됐다. 무엇보다 테샛에서 고득점을 받아 자신감을 가지고 면접에 임할 수 있었다. 자기소개서에 테샛 고득점 내용을 녹여 쓰면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김민창=학점이 별로 좋지 않아 걱정을 했는데 여러 기업의 서류 심사에 많이 붙었다. 아마도 테샛 성적 덕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금융권 입사서류에는 테샛 등급을 기입하는 칸이 많이 있어 반가웠다.

△한숙정=테샛을 공부하면서 경제용어를 정말 많이 알게 돼 면접할 때 도움이 됐다. 금융권 취업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일부 은행들은 입사시험에 약술형 경제용어 시험을 치르기도 한다. 테샛을 열심히 공부하면 시사와 경제를 다 잡을 수 있다고 본다. 테샛 공부하려고 한국경제신문을 보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습관이 되었다. 경제신문을 꾸준히 보니까 사회를 보는 시각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것 같다.

사회 · 정리=정재형 연구위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