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제지가 중국 시장에서 신바람을 내고 있다. 중국에 생산 기지를 갖춘 글로벌 기업들이 친환경 용지인 FSC인증 제품에 대한 수요를 늘리고 있어서다. 중국에 진출한 아시아 제지업체 중 FSC인증 제품을 생산하는 곳은 한솔제지와 대만 영펑여뿐이다.

한솔제지는 세계적 완구업체인 미국 H사의 광둥성 공장에 지난달부터 월 1000t의 FSC인증 용지 공급을 시작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회사가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에 FSC인증 제품을 대규모로 공급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FSC인증은 민간 환경단체들이 1993년 설립한 산림관리협의회가 무차별적인 산림 훼손을 막기 위해 부여하는 글로벌 환경인증이다. 최근 글로벌 기업들이 FSC인증 용지를 포장지 등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김태수 한솔제지 중국 지점장은 "대만 영펑여는 용지 생산을 축소하고 있어 한솔제지가 중국에 FSC인증 산업용지를 공급하는 유일한 회사"라며 "앞으로 고부가가치 제품인 FSC인증 용지 수요가 크게 증가할 전망이어서 한솔제지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솔제지는 하스브로 마텔 에너자이저 네스카페 콜게이트 P&G 유니레버 아디다스 등 글로벌 기업의 중국 현지공장에 지난해 5만4000t의 산업용지를 공급했다. 김 지점장은 "세계 1위 완구업체인 마텔 등 글로벌 기업들이 최근 FSC인증 제품이나 재활용 용지를 포장지로 쓰기로 했다"며 "올 하반기부터 중국에서 FSC인증 산업용지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한솔제지는 지난해 975억원이었던 중국 매출이 올해 1053억원,내년 1161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솔제지는 인쇄용지로 2001년 중국 수출액이 2003억원에 달했으나 나인드래곤 지안휘 등 중국 제지업체들이 급부상하면서 어려움을 겪어왔다. 김 지점장은 "인쇄용지 시장은 경쟁이 심해 전망이 불투명하지만 산업용지 시장에서는 품질을 앞세워 중국 시장을 선점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선전(중국)=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