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500㎿(메가와트)급 조류력(潮流力) 발전기를 바다에 설치해 전기를 생산하는 실험에 성공했다고 9일 발표했다. 조류력 발전이란 물살이 빠른 곳에 프로펠러 모양의 수차를 설치, 해수의 흐름으로 수차를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1일 전남 진도군 울돌목에 독자 개발한 조류력 발전을 설치해 한 달여간 시운전을 했으며，유속당 출력과 효율이 당초 설계 목표를 웃돌 정도로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작년 9월 자체 제작한 수조에서 육상 성능 시험을 마친 데 이어 바다에서도 효과를 입증해 조만간 조류력 발전을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봤다.

국립해양조사원에 따르면 울돌목을 비롯 맹골수도，장죽수도 등 한국의 서남해안은 영국의 도버해협과 함께 조류력 자원이 풍부한 대표적인 지역으로 꼽힌다. 조류력 발전이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 받으면서 정부는 '㎿급 단지용 조류력 발전시스템 개발'을 국책 과제로 선정했으며，현대중공업이 2014년 완료를 목표로 이 과제를 수행 중이다.

현대중공업은 조류력 발전의 주요 부품인 수차(프로펠러)，증속기(기어)，발전기를 모두 독자 개발할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그동안 1700여척의 대형 선박을 건조하며 쌓아 온 프로펠러 제작 능력이 있기 때문에 조선업체가 조류력 발전에 뛰어들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실험에 성공한 500㎿급 모델은 세계 최초로 수차，증속기，발전기를 수중에서 수평방향으로 연결해 전력 손실을 최소화했다"고 덧붙였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