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일 유가증권시장에 분리 상장되는 신세계의 백화점 부문(신세계)과 대형마트 부문(이마트) 주가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증권업계에서는 그동안 이마트에 발목이 잡혀있던 신세계백화점의 기업가치가 이번 분리 상장을 계기로 재평가 받을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신세계는 점포 확장을 통한 수익성이 개선, 자회사 신세계인터내셔날 상장, 백화점 경기 호조세로 인한 경쟁사들의 탄탄한 주가 상승세 등이 호재로 꼽히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국내 백화점 '빅3' 중 수익성이 가장 낮다. 현대백화점이나 롯데쇼핑의 백화점 부문 대비 점포 수가 작아 '규모의 경제 효과'를 충분히 누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신세계백화점의 현재 점포수는 9곳으로 현대백화점 12곳이나 롯데쇼핑 백화점 부문 36곳(백화점 29개 외 영플라자 등 포함)에 비해 아직 적은 상태다.

신세계백화점은 그러나 2007년부터 센텀시티점, 충청점을 출점하고 기존점을 확장하면서 총매출 규모를 꾸준히 키워왔다. 한국기업회계기준(K-GAAP) 신세계백화점의 총매출액은 2007년 1조9890억원에서 지난해 3조4525억원으로 70% 이상 늘었다. 신세계백화점은 앞으로 2015년까지 점포를 12곳(하남점 포함), 2020년까지 17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한국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점포가 계획대로 출점, 확장되면 신세계백화점의 영업면적은 2015년까지 약 60%가 늘어날 것"이라며 "이 회사의 3년간 세후영업이익 연평균성장률(CAGR)이 23.5%에 이를 전망"이라고 밝혔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도 "올 1분기 신세계백화점의 영업이익률은 6.7%로 전년 동기 대비 0.7%포인트 개선됐다"며 "영업이익률이 12%를 웃도는 경쟁사들에 비하면 아직 부진하지만 수익성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점이 오히려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패션 유통업체이자 신세계의 자회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다음달에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란 점도 투자 매력을 높이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아르마니, 코치, 돌체앤가바나 등 해외 명품 브랜드와 갭, 바나나리퍼블릭과 같은 중저가 해외 패스트패션(SPA) 브랜드 등을 국내에 유통시키고 있다. 신세계는 공모 전 현재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지분 63.57%를 보유 중이다. 상장 후 신세계 지분은 46%가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상구 현대증권 연구원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의 기업가치는 최근 인수가 확정된 톰보이에 어느정도 투자할 지에 따라 바뀔 수 있지만 2011년, 2012년 예상 당기순이익을 기준으로 보면 시가총액 6000억원(주당 9만원)으로 추정된다"며 "명품 브랜드에 대한 수요 지속 등으로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앞으로 고성장 할 것으로 기대되 신세계에 적극 투자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기업분할로 신세계의 주권 거래가 정지되는 동안 경쟁사들의 주식이 올라 재상장 후 '키맞추기 효과'를 누릴 것이란 기대도 높다. 신세계는 주당 27만원으로 지난 4월28일부터 약 한달 반간 거래가 멈췄다.

현대백화점의 주가는 백화점 경기 호조세를 바탕으로 지난 4월 28일부터 전날까지 8.78%, 롯데쇼핑은 7.61%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5.6% 빠진 것에 비하면 양호한 상승세다.

현대증권, 미래에셋증권, 동양종금증권에서는 분할 후 신세계(백화점 부문)의 목표주가를 40만원으로 제시했다. 키움증권은 36만원, HMC투자증권은 35만7000원, 교보증권은 35만원로 밝혔다. 이들 증권사는 이마트에 대해선 목표주가를 27~29만원으로 추정하거나 아예 분석을 개시하지 않았다.

반면 백화점 부문에 관심이 쏠린 틈을 활용해 저평가된 이마트를 매수하는 것도 좋은 투자 전략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정연우 대신증권 연구원은 "신세계의 시초가가 높게 형성되면 앞으로 고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마트는 대형마트 성숙기 진입 등의 우려로 저평가될 가능성이 커 투자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신세계와 이마트의 적정주가를 각각 31만4000원과 31만원으로 제시했으나 투자의견은 시초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판단을 보류했다.

유주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대형창고형 매장의 높은 효율성, 지난해 과다 지출된 판촉비의 경감 등으로 이마트의 수익성이 올 하반기 이후 가시화될 전망"이라며 신세계보다 이마트의 목표주가를 높게 잡았다. 그는 신세계 33만원, 이마트 37만1000원을 제시했다.

한편 신세계와 이마트의 평가가격은 이날 공시될 예정이다. 다음날 오전 8시부터 평가가격을 기준으로 상단 200%, 하단 50% 범위 내에서 매수매도 호가가 모아지면 이에 따라 시초가가 결정된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