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쿼드러플 위칭 데이'(코스피200지수 및 개별 종목 선물 · 옵션 만기일)인 9일 국내증시는 변동성 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8일(현지시각) 뉴욕증시는 경기둔화 우려에 엿새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전날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추가적인 경기 부양책을 발표하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 회복세가 주춤하다는 연준의 베이지북 발표가 나오자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이날 연준은 일본 대지진과 토네이도, 유가 상승 등으로 인해 뉴욕, 시카고, 애틀랜타, 필라델피아 등 4개 지역의 성장세가 약화됐다고 밝혔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닷새 연속 하락하며 2080선으로 내려앉았다. 장 초반 2110선 회복을 시도한 후 하락 반전한 이날 지수는 기관이 '팔자'로 돌아서자 낙폭을 확대했다. 한때 경기선인 120일 이동평균선(2071선)을 밑돌기도 했다.

조병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펀더멘털(기초체력)의 훼손이 없어도 작지 않은 폭의 흔들림이 연출되고 있다"며 "결국 한동안 회복되고 있던 투자 심리가 재차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와 같은 구간에서라면 증시는 대내외 호재와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다"며 "미국의 5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가동률 지표가 확인되는 이달 중순경까지는 변동성 높은 조정 국면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날 국내 증시는 '네 마녀의 심술'로 인한 변동성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이 전날 대규모의 스프레드 매도를 감행하면서 동시만기를 둘러싼 상황이 급변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 동시만기일을 하루 앞두고 6월물과 9월물 간의 스프레드(가격 차이)의 급락세가 전개됐다"며 "스프레드의 반등을 예상했던 예측을 크게 벗어났다"고 전했다.

스프레드가 급락한 것은 외국인의 적극적인 매도 롤오버(이월)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최 연구원은 "만약 외국인의 적극적인 스프레드 매도가 향후 증시에 대한 불안감에서 출발했다면 이는 외국인 현물매도로 연결될 수 있다"며 "국내 인덱스 자금의 롤오버로 인해 프로그램매수 대기 물량의 대부분이 이탈한 상황에서 외국인의 프로그램매도가 출회된다면 충격은 상당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이종성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선물 매도공세가 베이시스와 스프레드 악화를 초래했다"며 "이들 변수의 추가적인 하락은 만기부담을 키울 소지가 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프로그램 매물 부담으로부터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5월 내내 베이시스(현, 선물간 가격차)가 약세를 보임에 따라 5조원 이상의 대규모 프로그램 물량이 출회되면서 물량부담을 줄여 놓았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과거 유사한 조정국면과 비교해 외국인의 매도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보면 동시만기에 대한 부담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며 "만약 추가적인 하락이 나타나더라도 저가매수 관점을 유지하고 낙폭과대 대형주 위주로 대응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