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사실상 연임] 반 총장"阿ㆍ중동 민주주의 확산 힘쓰겠다"
"유엔 사무총장으로 재직하면서 쌓은 회원국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2015년까지 새천년개발목표(MDG)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6일 뉴욕 유엔 본부에서 재임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직후 한국 특파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재임 기간 중 "포괄적인 지속 가능한 개발의제를 추가로 제시하는 등 안전하고 번영된 미래를 위한 행동계획을 마련하는데 노력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2007년 1월 취임한 반 총장은 연임에 성공할 경우 내년 1월부터 5년간 유엔을 이끌게 된다.

재임 기간 중 공적을 묻는 질문에 반 총장은 "2009년 1월 가자지구 분쟁 당시 숨가쁜 셔틀외교를 통해 정전 합의를 이끌어내고 유엔 주도로 코티디브아르에서 대통령 선거 결과를 어렵게 관철시킴으로써 아프리카에 민주주의 기본 원칙을 확립한데가장큰보람을느낀다"고 말했다. 또 "올초부터 북아프리카와 중동지역에서 전개된 민주화 운동에서 "시위자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국민의 뜻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도록 관련국 정상들을 압박
한 것도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재난과 기아 현장을 찾았을 때였다. 그는 "작년 초 아이티 대지진 당시 20만명이 죽고 도시 전체가 파괴된 현장을 둘러봤을 때 참담했다"고 술회했다.

그가 재임의 변으로 재난과 분쟁 발생시 유엔의 인도적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2015년까지 빈곤 타파를 위한 범세계적 의제인 새천년개발목표가 달성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반 총장은 연임이 확정되면 9월 유엔 총회 때 △성장 △환경 △사회안정 등을 중심으로 한 지속가능한 개발의제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밖에 국제사회로부터 더욱 신뢰받는 조직이 될 수 있도록 유엔사무국의 강도 높은 개혁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마지막으로 반 총장은 "유엔 총장으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은 한국민의 성원에 힘입은 바 컸다"며 고국에 고마움을 전했다. 총장은 기자들과 만날 때마다 유엔 사무총장으로 활동하면서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과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는 얘기를 하곤 했다. 국제사회 기여는 국가 브랜드와 국익을 신장시킬 수 있는 투자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한국 정부가 공적개발원조와 보편적 인권 증진에 더 많은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유엔본부=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