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투데이] "경영 콘텐츠 앞세워 50개국 지식시장 진출"
"처음 세계경영연구원(IGM)을 설립할 때만 해도 최고경영자를 가르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 분위기였죠.'기업을 경영해본 적도 없는 사람이 산전수전에 공중전까지 다 겪은 기업인을 가르칠 자격이 있느냐'는 말도 들었습니다. "

전성철 IGM 회장(63 · 사진)은 '교육은 아랫직급에게나 필요하다'는 명제에 도전한 것이 IGM의 시작이었다고 했다. 2003년 3월 서울 청담동의 한 오피스텔을 세 내 출발할 당시 2명에 불과했던 임직원은 올해 140여명으로 불어났다. 설립 7년 만인 지난해 매출 100억원을 넘었다.

재학중인 학생 수는 2800여명.이 가운데 80%가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임원이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을 비롯해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김신배 SK그룹 부회장,김효준 BMW코리아 사장,박진수 LG화학 사장,윤석경 SK건설 부회장 등 내로라하는 기업인들이 IGM을 거쳐 갔거나 재학중이다. 최고경영자를 교육하는 아시아 최대 임원교육기업이라는 평가도 지나치지 않다.

전 회장은 6일 이사장에서 회장으로 명함을 바꾸고 임원진을 확대 개편했다. IGM이 가진 지식 콘텐츠를 더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고 사업영역을 확대하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세종대 경영대학원장을 맡았던 2000년대 초만 해도 기업교육은 실무자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대학교 최고경영자 과정(AMP)은 인맥을 쌓기 위한 친목모임인 경우가 많았다. 이런 상황을 뒤바꾼 게 전 회장이다. 무기는 콘텐츠였다.

[CEO 투데이] "경영 콘텐츠 앞세워 50개국 지식시장 진출"
세종대 AMP를 진행하면서 변하지 않는 교수들을 밀어내고 외국계 기업 CEO들을 강단에 세웠다. 그는 "외국계 회사의 성장 스토리를 접한 CEO들의 관심과 호응을 보면서 전장의 최전방에 나가 있는 CEO들이 콘텐츠에 목말라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를 계기로 IGM을 설립한 그는 CEO들이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하는 데 힘을 쏟았다.

현재 IGM이 운영하는 프로그램은 32개다. 지난 1월 기준 745명의 CEO가 거쳐간 협상스쿨을 비롯해 기업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지식멤버십인 'IGM 지식클럽',CEO들의 평생 공부클럽인 'MMP',성공적인 경영 승계를 위한 2세 경영인 프로그램 'IGM yes',CEO에게 필요한 7가지 경영 스킬을 가르치는 '7Skill up' 등이다. 올 들어서만 가치관 경영전문과정 등 6개 프로그램을 새로 도입했다.

IGM이 대학이라는 거대 조직을 제치고 국내 CEO 교육의 대표주자가 될 수 있었던 것도 콘텐츠에 대한 투자 때문이다. 매년 3시간짜리 강의 30개를 새로 만들고 강의 하나를 제작하는 데 박사급 연구원이 400여시간을 투입한다.

전 회장은 "IGM에서는 밥 먹고 콘텐츠만 고민하고 찾고 만드는 연구개발인력이 전체 직원의 4분의 1을 차지한다"며 "좋은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한 노력이 IGM을 이끄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2020년까지 50개국에 진출하고 직원의 반 이상을 외국인으로 채우는 것이 목표"라며 "전 세계 경영인들의 지식과 경험을 공유해야만 진정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게 IGM의 믿음"이라고 강조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