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각이 마무리되면서 경제부처가 이번주부터 하반기 경제정책 마련에 본격 착수한다. 기획재정부는 이달 중하순에 부처 간 협의를 진행하고 이달 말께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을 발표한다.

올해 하반기 경제정책 입안 과정에서 주목할 것은 박재완 재정부 장관이 화두로 제시한 '콜렛 헤이그 규칙'이 어느 정도 반영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콜렛 헤이그 규칙'은 생산성 향상과 공평성을 추구하기 위해 세금을 어떻게 부과해야 하는가를 탐구한 것으로 스웨덴 스톡홀름대가 발간하는 학술지(Review of Economic Studies)에 1953년 실렸다. 두 경제학자는 여가나 레저 관련 소비에는 높은 세금을 부과하는 대신 근로를 장려하는 쪽에는 낮은 세금을 매겨야 한다고 제시했다.

1980년대 미국 하버드대에서 이 이론을 공부한 박 장관은 국회의원 시절이던 2007년 고속도로 요금에 적용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그는 평일에는 고속도로 통행료를 절반만 받고 휴일 통행료는 더 받자는 내용의 '유료도로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박 장관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지하철 요금도 출퇴근 시간대 등엔 깎아주고 심야시간대엔 높인다면 에너지 낭비를 막고 저소득층도 지원할 수 있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재정부는 '콜렛 헤이그 규칙'을 특히 고용 증대를 위한 세제 개편의 중심 원칙으로 쓰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번주 가장 중요한 정책으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10일)이 있다.

금통위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전반적인 예상과 달리 동결 결정을 내렸다. 국내외 경제 · 금융 양상이 불확실하다는 공식 설명 외에도 저축은행 사태 등이 고려됐다는 분석이다.

이번달엔 인상과 동결 전망이 엇비슷하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다섯달 연속 4%를 웃돈 만큼 물가 안정을 위해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측과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겠다는 신호를 보낸 만큼 이번달에도 인상하지 않을 것이란 측이 각각 반반 정도다.

관심을 모으는 정책은 금융위원회가 7일 내놓는 '신용카드 시장 감독강화 추진방안'이다. 신용카드는 올 들어 과열 양상이 심해지는 모습이다. 사실상 길거리모집이라고 볼 수 있는 가입 권유가 나타나고 있으며 저신용자의 카드 사용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카드업계에선 카드 불법모집에 대한 단속 강화와 카드사의 자금조달 규제 강화 등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계에선 하나금융지주와 론스타 간 외환은행 주식매매계약 연장이 확정될지에 주목하고 있다. 양측 모두 계약연장이란 큰 틀엔 동의하지만 가격이나 일부 지분의 매매 등 세부적인 사안에 대해 합의를 보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실시된 입찰에서 유효입찰이 성사되지 않아 유찰된 부산 전주 대전 보해 등 4개 저축은행의 매각방안이 이번주 중 다시 마련된다. 예금보험공사는 4개 저축은행을 패키지로 묶지 않고 개별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준동 경제부 차장 / 금융팀장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