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한 유명 사립대 의대 남학생들이 동료 여학생을 집단으로 성추행한 사실이 알려져 물의를 빚자 이 대학 학생들과 학교 당국이 충격에 휩싸였다.

3일 이 대학 학생들이 이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가해 학생들에 대한 비난과 엄정한 처벌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이 커뮤니티 온라인 설문조사에서는 90% 이상의 학생들이 `출교 조치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출교 처분은 퇴학과 달리 재입학이 불가능하고 다시 해당 학교의 학적(學籍)을 갖지 못하게 하는 강력한 처벌이다.

학생들은 `인간관계가 좁은 의대 특성상 피해 여학생의 신상이 드러나 2차 피해가 발생할 것이 걱정'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캠퍼스에서 만난 학생 이모(21.여)씨는 "(가해 학생들이) 앞으로 의사가 될 텐데 내가 그런 의사에게 진료받을 수 있다는 걸 생각하면 참을 수 없다"며 "학교에서 엄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교 당국은 가해 학생들에 대한 공식적인 징계 절차에 착수하지는 않았으나 대책 마련에 부심하는 분위기다.

이날 오전 이 대학 의대 처장단은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책임을 통감한다.

경찰 측 진행 상황을 보고 학교의 징계 수위와 향후 대응방안을 정하겠다'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취재진 문의가 빗발치자 대학 관계자들은 오전 한때 "언론 보도를 통해 사실을 처음 접했다" "내용을 정확히 모른다"며 답변을 피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경찰은 피해 여학생의 체액과 혈액 등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했으며, 감정 결과에 따라 가해 학생들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kimhyo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