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내 친이(친이명박)계는 3일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의 회동에 대해 "당 화합에 이바지할 것"이라며 일단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 모두 당과 나라를 위해 협력하기로 한 데 대해 당내 계파 갈등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박 전 대표가 "당과 나라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대권 주자로서의 본격적인 활동을 시사한 것에 대해서는 해석이 분분했다.

한 친이계 의원은 "현재 박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설 공간은 없다"며 "따라서 당내 현안에 대해 적극적인 발언을 하고 내년 총선에서 움직이겠다는 의미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이재오 특임장관은 이날 트위터에 박 전 대표의 부친인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이 장관은 "1964년,1965년에 일어났던 굴욕적인 한 · 일회담 반대 학생운동으로 1965년 군이 대학을 점령해 위수령을 내렸고 드디어 저는 대학 제적과 함께 수배가 되었습니다. 제 인생의 갈림길이었습니다. 오늘은 군이 계엄령을 내려 학생운동을 탄압한 그날입니다. 47년 전입니다"라고 썼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 회동 주제에 대해 "특사 활동 이외의 정치적 현안을 논의해선 안된다"고 했던 이 장관이 박 전 대표를 견제하는 뜻이 담긴 글이라고 해석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