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브로커 검거조'를 증원하는 등 브로커 체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건 해결의 키를 쥔 브로커 신병 확보가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검은 3일 삼화저축은행 정 · 관계 로비 의혹의 핵심 인물로 알려진 이철수 씨(52)를 붙잡기 위해 특별검거반을 한 팀 더 늘려 현장에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화저축은행 대주주이기도 한 이씨는 불법 대출 사건에 연루돼 수사선상에 오르자 잠적해 한 달째 도피 행각을 벌이고 있다. 보해저축은행 불법 대출 및 로비 의혹 사건과 관련해 광주지검도 이씨를 추적하고 있다. 이씨는 명동 사채업계의 큰손으로,코스닥 업체를 인수해 짧은 기간에 큰 수익을 남겨온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저축은행그룹에는 구속된 윤여성 씨와 박형선 해동건설 회장 외에도 숨어있는 브로커가 몇 명 있다. 김양 부회장의 측근인 강모씨는 고공로비용으로 적합한 엘리트 로비스트다. 부산저축은행그룹은 미국 시민권자로 하버드대를 나온 건축가 강씨가 운영하는 특수목적법인(SPC) P사에 그룹 측 각종 설계와 건축,인테리어 공사 등을 무더기로 몰아주고 비용을 부풀려 비자금을 마련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강씨 역시 검찰수사가 시작되자 업무상 출장을 이유로 출국한 상태다.

부산저축은행의 핵심 로비스트로 캐나다로 도주했다는 박태규 씨는 나이부터 출신지까지 확실히 밝혀진 게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거되기만 하면 윤씨 등 그룹의 다른 브로커보다 훨씬 파괴력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무성하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