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한국석유관리원이 원료공급부터 제조,판매까지 70여명이 연루된 사상 최대 규모의 유사석유 유통조직을 적발했다고 1일 밝혔다.

석유관리원은 대구지방경찰청과 함께 지난 3개월동안 이들 조직의 관련 자료를 수집·분석하고 잠복근무 등 합동작전을 펼친 끝에 지난달 18일 유사석유 원료의 공급자와 제조·판매자를 적발했다.

합동조사 결과 용제 공급자 김모씨(56) 등 5명은 유사석유의 핵심 재료인 용제를 세금계산서 없이 무자료로 제조업자들에게 공급,알선했다.제조업자 서모씨(69) 등 18명은 경북 영천과 경산,경주 등지에 유사석유 공장을 만든 뒤 석유화학제품 제조업체로 등록하고 용제 공급업자를 통해 받은 솔벤트,톨루엔 등을 섞어 유사석유 535만ℓ(시가 102억원 상당)를 만들어 유통시켜 왔다.또 서모씨(37) 등 31명은 영남 및 동해안 지역의 한적한 곳에 점포를 임대하거나 천막을 치고 유사석유를 판매해 왔다.

석유관리원과 대구지방경찰청은 추가 조사를 벌이고 있어 이들이 유통한 유사휘발유의 양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석유관리원 관계자는 “이번에 적발된 용제사업자 및 유독물판매업자는 부가가치세 신고가 6개월 단위로 이루어지는 점을 악용해 정상적인 업체로 등록을 한 뒤 단기간 유사석유를 만들어 판매하다 폐업을 하고 다시 신규 등록을 하는 식의 지능적인 수법으로 단속을 피해왔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제조장을 임대해 준 임대업자와 소매점 임대업자들은 불법행위 방조 혐의를 적용해 형사입건할 방침이다.유사석유 제조시설 임대업자를 처벌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석유관리원은 이번에 조사한 자료 일체를 국세청에 통보해 이들이 탈루한 세금을 환수하도록 할 방침이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