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인투이투브서지컬(IS)이 독점하다시피한 의료용 로봇 분야에 큐렉소 이턴 등 국내 업체들이 잇따라 자체 기술 개발에 성공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수술용 로봇 개발업체 큐렉소는 2009년 미국 ISS사를 인수 · 합병(M&A)하고 인공관절 수술 로봇 '로보닥'을 국산화했다. 초기엔 특허에 대한 권리만 보유하던 수준이었지만 현대중공업과 업그레이드 및 부품조달에 관해 협업 관계를 맺으면서 지난해부터 완벽한 자체 개발 능력을 갖추게 됐다. 올 하반기에는 자체 기술을 적용해 무릎 부위 절개 부위를 대폭 줄이는 '업그레이드 버전'의 로보닥을 상용화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특수센서로 자궁 내 압력에 맞는 공기압을 불어넣어 출산 시간을 대폭 단축시키는 출산보조 로봇 '베이디'시제품도 개발했다.

또다른 수술용 로봇 제조업체 이턴은 올해 초 복강경 수술로봇 개발에 필요한 기초기술 개발을 완료했다. 나군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교수는 "이턴의 기술 수준은 카메라 및 세부동작기술에서 보완할 점이 있지만 세계 의료계에서 주목하는 제품이 되고 있다"며 "수술용 로봇시장은 GE 필립스 지멘스 도시바 등이 지배하고 있는 대형 영상진단기기 시장과 달리 무주공산이기 때문에 승부수를 둬 볼 만하다"고 말했다. 미국 IS사는 2005년만 해도 대당 20억원대에 로봇수술을 시판했지만 세계 각국에서 주문이 쇄도하면서 최근엔 주문가격이 25억~30억원으로 올랐다. 이 회사 매출은 2006년 3억7270만달러에서 지난해 14억1300만달러로 급신장했다.

정소람 기자 soram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