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에 대한 재판이 31일 밀라노 법원에서 재개됐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이틀에 걸친 루마니아 공식 방문을 이유로 법원 신문에 출석하지 않았으며, 대신 그의 변호사가 출석해 검찰의 공소 사실을 반박하는 자료를 제출했다고 AFP 등 외신들이 전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지난 30일 개표가 완료된 지방선거에서 자신의 고향이자 중도우파 연립여당의 정치적 거점인 밀라노와 이탈리아 제3의 도시 나폴리 등에서 참패함으로써 정치적 입지가 크게 축소된 상태에서 성매매 재판이 재개돼 한층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지난해 당시 17세로 미성년자이던 모로코 출신 나이트클럽 댄서 카리마 엘 마루그(일명 루비)에게 대가를 주고 성관계를 가진 혐의를 받고 있다.

베를루스코니는 또 절도죄로 붙잡힌 루비를 석방하기 위해 밀라노 경찰에 전화를 걸어 압력을 행사함으로써 권력을 남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미성년 성매매 혐의에 관한 재판은 지난달 6일 처음 열렸으나, 간단한 신문 절차만 거친 뒤 10분여 만에 종료됐다.

유죄가 확정될 경우 최장 12년 형이 선고될 수 있지만, 올해 74세인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70세 이상 고령자에 대해 실형을 가급적 선고하지 않도록 한 양형 가이드라인 덕에 실제 감옥에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제네바연합뉴스) 맹찬형 특파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