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화 되는 대부업체들] 서민 자금수요 급증…가계대출 16% 늘어 166조
저축은행 신협 새마을금고 등 서민금융회사들의 가계대출이 급증하고 있다. 서민들의 자금 수요가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3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서민금융회사 가계대출 잔액은 165조8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6.4%(23조3000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시중은행 가계대출이 6.1%(24조9000억원) 늘어난 것에 비하면 증가율이 두 배가 넘는다.

서민금융회사 중에서도 신협,새마을금고,지역 농 · 수협 등의 가계대출이 1년 사이 16.5%(22조3000억원) 늘어 증가폭이 컸다. 저축은행 가계대출은 1년 전보다 1조원(13.5%) 늘었다.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이 2008년 24조9000억원에서 2009년 20조9000억원,지난해 21조3000억원으로 축소된 반면 서민금융회사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2008년 16조8000억원에서 2009년 14조6000억원으로 감소했다가 지난해 20조4000억원으로 다시 커졌다.

서민금융회사는 은행보다 저신용 서민층의 이용 빈도가 높다. 대출 위험 관리 능력도 은행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취약해 대출 부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말 서민금융회사의 신용위험량은 7.14%로 은행(2.47%)의 세 배에 달했다. 신용위험량은 전체 대출에서 부실 위험이 있는 대출이 어느 정도인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문제는 서민금융회사를 이용하고 있는 사람들의 대출금 상환 능력이 취약해 대부업체 등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신용카드뿐만 아니라 저축은행 등 서민금융회사를 이미 이용하고 있는 고객들은 중복 대출 실태가 노출돼 추가로 돈을 빌리기가 어렵다. 이상엽 한은 비은행연구팀 차장은 "서민금융회사가 저소득 · 저신용 계층을 상대로 한 대출을 확대할 경우 부실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며 "업권별 중앙회를 중심으로 정교한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부실 가능성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