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 위기사태를 수습할 혁신비상위원회의 의결사항 실행절차를 놓고 논란이 일면서 교수협의회가 총회를 열 예정인 가운데 서남표 총장이 교수협과의 합의내용을 위반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준수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31일 KAIST에 따르면 서 총장은 전날 이 같은 입장이 담긴 이-메일을 전구성원에게 보냈다.

서 총장은 이-메일에서 "합의서에는 '혁신위 활동이 종료되면 최종보고서를 전체 구성원과 이사회에 즉시 보고한다'라고 명시돼 있는 만큼 그에 따라 최종보고서 보고 후 실행할 것"이라며 "합의서 내용을 위반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준수하는 한편 이사회 요청사항도 성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혁신위를 중심으로 학교 구성원들이 함께 고민하고 힘을 모아 학교의 당면한 어려움들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며 "혁신위에서 모든 구성원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고 학교의 나아갈 방향을 분명히 제시하는 방향의 최종보고서가 최대한 빨리 작성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KAIST 교수협은 이날 낮 12시 창의학습관 터만홀에서 총회를 연다.

혁신위에서 의결된 사항은 총장이 반드시 수용하고 즉시 실행키로 합의했음에도 서남표 총장이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교수협은 1시간 가량 비공개 회의 후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교수협은 성명에 사퇴 요구 등 극단적인 표현은 최대한 자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서 총장은 이사회의 승인이 필요없는 사안에 대해서는 즉시 실행해 달라는 경종민 교수협의회장의 요구에 지난 25일 "이사회에서 전체를 바라보고 학교의 미래를 위해 함께 고민할 수 있도록 혁신위 도출 개선사항들을 이사회에 보고하고자 한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경 교수협의회장은 "물론 이사회 의결을 거쳐야 하는 사항도 일부 있지만 영어강의, 신입생 디자인과목 등은 이사회 승인없이 서 총장이 독단적으로 시행했는데 이제 와서 이런 사항들까지 이사회에 보고하겠다는 것은 책임회피이자 약속 불이행"이라고 지적했다.

(대전연합뉴스) 정윤덕 기자 cob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