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기업 사태로 자동차 부품주가 재조명받고 있다. 피스톤링이라는 부품 하나가 전체 자동차 산업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자동차 부품회사들의 중요성이 크다는 사실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것.전문가들은 "유성기업 사태로 완성차 업계의 부품조달 전략에 중 · 장기적인 변화가 예상된다"며 이를 감안해 투자전략을 수립할 것을 조언했다.

◆조정장 속에서 선방하는 자동차 부품주

30일 코스피지수가 6.45포인트(0.31%) 내린 2093.79로 마감하는 등 조정장세에서도 주요 자동차 부품주는 대부분 오름세를 보였다. 현대모비스(0.14%) 만도(0.78%) 현대위아(0.71%) 등 부품주 '3인방'이 일제히 올랐다. 코스닥의 광진윈텍은 이틀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올라 단숨에 화제주로 부상했다. 지난해 매출 502억원,영업이익 16억원을 올린 소형주인 이 회사가 갑작스럽게 주목받는 건 납품중인 자동차용 시트히터가 독점적인 위치를 점유하고 있다는 평가 덕분이다. '제2의 유성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기대감이 커진 것이다.

반면 유성기업은 하한가로 추락했다. 지난 19일부터 26일까지 5영업일 연속 오르며,이 기간 동안 80.11% 단기급등한 데 대한 조정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조수홍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부품주의 경우 '형님'인 현대차그룹 실적이 워낙 좋아 하반기에도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매출처 다변화 흐름 주목해야

최대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유성기업 사태를 계기로 완성차 업체들은 중 · 장기적으로 글로벌 소싱 확대 및 다변화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이렇게 될 경우 매출에서 현대 · 기아차 비중이 절대적인 부품 회사주는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상장 자동차 부품주 중 현대차그룹 이외의 매출 비중이 높은 종목으로는 만도 에스엘 평화정공 등이 꼽힌다.

이명훈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세계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매출처 다변화를 지속하며 고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부품사들의 프리미엄이 확대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소형주 가운데 자동차 이외에 다른 산업에 함께 사용되는 부품을 제작하는 종목에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전원기구와 코드를 연결해주는 커넥터를 생산하는 한국단자공업은 자동차용 커넥터 부문의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20%가량 늘어 전체 매출이 10% 가까이 불어난 933억원을 기록했다.

자동차용 베어링과 산업용 볼트 너트를 함께 생산하는 케이피에프는 매출 구성이 자동차 44%,건설 22%,중장비 18%,플랜트 14%,풍력 2% 등으로 다양한데다 자동차용 베어링의 수출비중도 40%에 달해 리스크 분산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